기술탈취 신고했더니 한달 대기…10건 중 4건은 부처도 못 정해
범부처 신문고 58건 중 22건 미배부
담당 부처 정하는 데 평균 26.8일
6개 참여기관 중 3곳은 배부 ‘0건’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피해를 한 곳에서 처리하겠다며 만든 '범부처 신문고'에 신고가 들어와도 담당 부처를 정하지 못한 사건이 10건 중 4건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부처가 정해지기까지는 평균 26.8일이 걸렸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광주 광산구을)이 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부·공정거래위원회·지식재산처·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중소기업 기술탈취 신문고'에 접수된 신고는 모두 58건이다. 이 가운데 관계부처로 배부된 사건은 29건으로 절반에 그쳤다. 22건(37.9%)은 어느 부처에도 배부되지 않았다.
이름은 '범부처 신문고'지만 실제 사건을 맡은 곳도 일부 부처에 쏠렸다. 신문고에는 중기부·산업부·공정위·지재처·경찰청·국정원 등 6개 기관이 참여한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곳은 지재처 18건, 경찰청 7건, 중기부 4건 등 3곳뿐이었다. 산업부와 공정위, 국정원에 배부된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
신고 뒤 담당 부처가 정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6.8일이었다. 법률전문가 상담을 거쳐 적용 법률과 담당기관을 판단한 뒤 중기부가 관계부처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사건이 공식 배부되는 구조다. 기술탈취 피해를 신고한 기업이 조사나 수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평균 한 달 가까이 기다린 셈이다.
사건을 넘긴 뒤 진행 상황을 관리하는 방식도 이메일에 의존하고 있다. 지재처는 사건 처리 결과 공유 방식에 대해 중기부가 이메일로 진행 현황을 주기적으로 취합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답했다. 신고 창구는 하나로 묶었지만, 배부된 뒤에는 각 부처의 처리 상황을 별도로 모으는 방식이다.
기술유출 범죄는 늘고 있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기술유출 범죄 접수 건수는 2021년 153건에서 2025년 328건으로 4년 만에 2.1배 늘었다.
피해는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기술유출 사건 179건 가운데 155건(86.6%)이 중소기업 등 피해 사건이었다. 올해도 8월까지 송치된 77건 가운데 67건(87.0%)이 중소기업 등 피해 사건으로 집계됐다.
임 의원은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모르는 중소기업을 돕겠다며 범부처 신문고를 만들었는데, 신고 10건 중 4건은 배부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며 "기술을 빼앗긴 기업에 한 달은 너무 긴 시간이다. '접수했습니다'에서 끝나는 신문고가 아니라 담당 부처를 신속하게 정하고 피해구제 결과까지 책임지는 해결창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별 배부 기준과 처리 기한을 명확히 하고,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끝까지 추적·공유하는 범부처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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