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520억원·올해 3월 3억원 처분 신청
문체부, 두 차례 반려…"수사 중 처분 필요성 부족"
현행 규정엔 구체적 반려 기준 없어
통일교 "세계일보 요청 따른 매각…선교지원금 사용"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 등으로 재판받고 있는 통일교 재단이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523억원 상당의 기본재산을 처분하려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두 차례 반려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비영리법인의 기본재산 처분을 둘러싼 법적 분쟁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인 심사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유지재단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기본재산 처분을 신청했다.
첫 신청은 지난해 12월 10일 이뤄졌다. 재단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건물과 토지 등 약 520억원 상당의 기본재산을 처분하겠다며 문체부에 정관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이날은 경찰이 김건희 특검으로부터 통일교 관련 사건을 넘겨받아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한 날이기도 했다.
문체부는 같은 달 29일 신청을 반려했다. 통일교 재단과 산하 단체에 대한 특검과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활용 계획 없이 고가의 기본재산을 처분하는 것은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재단은 올해 3월 18일에도 경기 가평에 있는 주택과 건물 등 약 3억원 상당의 기본재산 처분을 신청했지만 문체부는 같은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두 차례 처분 신청액을 합치면 약 523억원이다.
민법과 문체부 관련 규정에 따라 종교재단 등 비영리법인이 정관에 포함된 기본재산을 처분하려면 주무관청인 문체부의 정관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본재산 처분 사유와 재산 목록, 처분 방법 등을 제출하면 문체부가 이를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문제는 현행 규정에 정관 변경의 허가 절차는 마련돼 있지만 어떤 경우 허가를 제한하거나 반려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문체부가 이번에는 수사 진행 상황과 재산 처분의 필요성을 근거로 신청을 반려했지만, 향후 유사 사안에서 법률 분쟁이 벌어질 경우 행정 판단의 일관성과 법적 근거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수사를 받는 통일교 재단이 잇따라 몇백억원 규모의 재산 처분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비영리법인의 재산 처분 등 정관 변경을 심사할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장관도 제도 보완 필요성에 동의했다. 그는 "그때그때 판단해서 하는 것은 일관성도 위험하고 소송 위험도 있는 것 같다"며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심사 기준을 만들고 업무편람에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교 재단의 잇따른 기본재산 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연속해서 기본재산을 처분하려고 한 것은 아무래도 정상적이지 않지 않느냐"며 "명확하게 일반적인 근거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통일교 재단은 재산 처분을 재단이 선제적으로 추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재단 측은 "처분을 신청한 가산동 부동산은 세계일보 윤전기가 설치된 건물로, 세계일보가 신문 제작·발행의 연속성과 인쇄시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매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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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매각 대금은 정관에 명시된 재단 목적사업인 선교지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며 수사 과정에서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처분을 추진했다는 취지의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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