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5차발사]성공했지만…"상업 발사서비스, 신뢰성부터 더 쌓아야"
주탑재위성 5기 목표궤도 투입…2차 이후 4연속 성공
우주청 "신뢰도 90% 가려면 성공 더 쌓아야"…한화 "양산·원가절감도 과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비행에 성공하며 2차 발사 이후 4차례 연속 성공 기록을 쌓았다. 처음으로 주탑재위성 5기를 한꺼번에 싣고 올라가 정해진 궤도에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고난도 임무도 수행했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은 누리호가 실제 고객의 위성을 싣는 상업 발사서비스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더 높이고 제작·운용 체계를 다회 발사에 맞게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7일 낮 12시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이날 다섯 번째 비행에서 목표궤도에 진입해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정상적으로 분리했다. 항우연 제공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누리호 5차 발사가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누리호는 이날 낮 12시 25분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이륙해 1단과 페어링, 2단을 차례로 분리한 뒤 목표한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했다.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2~6호 5기는 모두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초소형군집위성 6호는 오후 1시 8분께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다만 함께 실린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쿼터니언이 개발한 퍼샛(PERSAT) 1기는 분리되지 않았다. 누리호에서는 정상적으로 사출 명령을 보냈지만 사출장치 덮개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주청과 항우연은 정확한 원인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이번 발사의 핵심 성공 기준은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목표 고도인 570㎞에서 ±15㎞ 범위 안에 투입하는 것이었다. 누리호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고도 약 576㎞에서 차례로 분리해 성공 기준을 충족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5차 발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누리호는 이날 목표궤도에 진입해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정상적으로 분리하며 5차 발사에 성공했다. 김종화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4연속 성공했지만…"지금은 신뢰성 쌓아가는 과정"
누리호는 2021년 1차 발사에서 3단 엔진이 계획보다 일찍 꺼지면서 위성모사체를 목표궤도에 올리지 못했다. 이후 2022년 2차 발사부터 3·4차에 이어 이번 5차까지 성공하면서 네 차례 연속 성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에서는 누리호가 민간 주도의 상업 발사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성공 횟수를 더 쌓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민간기업이 발사를 주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과 운용 역량이 갖춰졌다고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질문에 우주청은 무엇보다 반복 발사를 통한 신뢰성 확보를 꼽았다.
누리호는 지금까지 5차례 발사 가운데 4차례 성공해 단순 계산한 누적 성공률은 80%다. 우주청은 글로벌 발사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신뢰도를 약 90% 수준으로 보고 있다. 1차 발사 실패를 포함한 누적 성공률이 90%를 넘으려면 11차까지 연속 성공해야 한다.
우주청 관계자는 "지금은 발사체를 제대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그게 돼야 경제성이 포함된 발사서비스로 갈 수 있다. 현재는 발사체의 신뢰도를 높여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7일 낮 12시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상공으로 비행하고 있다. 누리호는 이번 5차 발사에서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비롯한 다수의 위성을 싣고 목표궤도에 진입했다. 항우연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발사 횟수가 늘어나면 제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처럼 연간 한 차례 발사를 전제로 한 제작·시험·조립 체계에서 벗어나 연간 2~3회 이상 발사할 수 있도록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에 설계도와 제작 기술을 넘기는 것만으로 기술 이전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실제 발사 준비와 운용 과정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능력까지 민간기업이 확보해야 독자적인 발사서비스가 가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상업 발사서비스의 첫 번째 조건으로 신뢰성을 꼽았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 총괄은 "발사체가 6~7번 발사에 성공해야 보험 가입이 가능해지고 그래야 실제 돈을 받고 발사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며 "고도화 사업이 완료되면 통계적 신뢰성을 확보해 본격적인 상업 발사서비스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사에서는 한화의 역할도 한층 확대됐다. 4차 발사까지 누리호 제작과 총조립을 주도했다면 5차에서는 발사 준비와 운용까지 참여 범위를 넓혔다. 발사통제센터(LCC)의 발사체 관련 22개 콘솔 가운데 20개에 한화 인력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18명이 직접 콘솔을 운용했다. 6차부터는 자체 단조립 공장에서 각 단을 조립한 뒤 나로우주센터로 운송해 현장에서 전기체 총조립까지 맡는다.
예상보다 잘 나온 엔진 성능…첫 위성 분리 15초 빨라져
이번 비행에서는 누리호 엔진 성능이 설계 단계에서 예상한 편차 가운데 좋은 쪽으로 나타나면서 실제 비행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다소 빨라졌다.
항우연에 따르면 실제 엔진 연소시간은 사전에 제시한 기준값보다 1단이 약 2초, 2단이 약 4초, 3단이 약 9초 짧았다. 항우연은 이를 엔진 자체의 성능이 새롭게 개선됐다는 의미라기보다 설계 때부터 예상했던 성능 편차 범위에서 좋은 방향의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누리호는 이륙 121초 뒤 고도 약 66.5㎞에서 1단을 분리했고 231.3초 뒤 고도 약 227㎞에서 페어링을 분리했다. 이륙 262초 뒤 고도 약 275.7㎞에서 2단을 분리했으며 745.7초 뒤에는 고도 575.4㎞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첫 초소형군집위성 분리도 계획보다 빨라졌다. 사전 계획에서는 이륙 810초 뒤 첫 위성을 분리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분리는 795.3초 뒤 이뤄져 약 15초 앞당겨졌다. 이후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고도 약 576㎞에서 순차적으로 분리했다.
위성 분리를 마친 3단에 대한 안전조치도 이뤄졌다. 분리된 위성과 충돌하지 않도록 안전거리를 확보한 데 이어 3단 내부에 남아 있던 산화제와 헬륨 등 잔여 가스를 밖으로 배출했다. 임무가 끝난 3단 내부의 압력을 낮춰 궤도에서 파손되거나 폭발해 새로운 우주잔해물을 만드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 총괄(가운데)이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5차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화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누리호의 다음 비행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6차 발사다. 6차에서도 초소형군집위성 5기가 주탑재위성으로 실린다. 우주청은 제작과 조립 일정 등을 검토해 발사 시기를 가능한 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누리호가 앞으로 상업 발사서비스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반복 발사뿐 아니라 제작성과 양산성을 높이고 발사 비용을 낮추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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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괄은 "가장 중요한 것은 통계적 발사 신뢰성 확보"라며 "고도화 사업이 완료되면 통계적 신뢰성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상업 발사서비스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도 우주항공청, 항우연과 누리호의 제작성과 양산성을 개선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부분,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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