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건강 중시하는 美 Z세대
건강식 원하지만 경제적 부담에 포기
"경제적 현실이 이상적인 식습관 가로막아"
"건강식 먹고 싶은데 너무 비싸요. 차라리 굶을래요."
미국 Z세대 대학생들이 건강한 식단을 원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에 이를 포기하고 있다. 건강식 가격이 일반식보다 높은 데다 식료품 물가까지 오르면서 끼니를 줄이거나 간식으로 대체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美 대학생 10명 중 9명 "식비 줄이거나 끼니 거른 적 있어"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Z세대 사이에서 단백질 섭취를 극대화하는 이른바 '프로틴 맥싱(protein-maxxing)' 등 피트니스 관련 트렌드가 인기를 끌면서 건강식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체는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다진 소고기와 밥을 많이 먹는 이른바 '보이 키블(Boy Kibble)'도 그 예"라며 "하지만 경제적 현실이 Z세대의 이상적인 식습관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이 키블'은 직역하면 '남자아이용 사료'라는 뜻으로,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단순한 고단백 식사를 일컫는다.
실제로 건강하게 먹고 싶어도 높은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다. 스낵 브랜드 '네이처스 가든'과 시장조사기관 '와이어드 리서치'가 18~25세 미국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5%가 "더 건강한 식단을 원한다"고 답했다. 다만 응답자의 83%는 "건강한 식단이 건강에 좋지 않은 식단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생각했다. "돈 걱정이 없다면 건강한 식료품에 더 많은 돈을 쓰겠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결국 문제는 비용이다. 건강식을 선택하고 싶어도 대학 생활에 필요한 각종 지출을 고려하면 식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학에 1년 이상 다닌 학생 10명 중 9명은 공과금이나 월세, 등록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식료품 구매를 줄이거나 끼니를 거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와이어드 리서치의 대니얼 셔먼 CEO는 "Z세대는 더 건강한 선택을 하고 싶어 하지만, 빠듯한 예산과 일정 등으로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스 가든의 마케팅 기획·전략 담당 수석 매니저 나즈 아크딜렉도 "학생들이 재정적 압박과 빡빡한 일정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식비 역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영역이 됐다"고 말했다.
美 대학생 한 학기 식비만 270만원…건강식은 더 큰 부담
특히 건강식품은 일반 식품에 비해 가격 부담이 높다. 하버드 로스쿨 식품법·정책 클리닉과 성분 분석 앱 유카(Yuka)가 지난 3월 발표한 공동 연구에서 시리얼·빵·피자 등 포장 식품 800여개의 가격과 영양성분을 비교한 결과, 상대적으로 건강한 제품일수록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고위험 첨가물이 없는 빵은 들어 있는 빵보다 평균 28% 비쌌다. 시리얼 역시 고위험 첨가물이 없는 제품이 들어 있는 제품보다 평균 65% 비쌌다.
여기에 일반 식료품 물가까지 오르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 8월 식료품 가격은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즉 건강한 제품을 고르려 할수록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장바구니 물가까지 오르면서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학식 등을 제외하고 대학생들이 음식과 간식에 따로 쓰는 돈은 일주일 평균 136.10달러(약 18만원)에 달했다. 한 학기 기준으로는 2000달러(약 270만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매일 세 끼 먹는다" 24%뿐…간식으로 끼니 대체
상황이 이렇자 식사를 간식으로 대체하는 대학생들도 나오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Z세대 대학생 가운데 학기 중 매일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다고 답한 비율은 24%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식사 대신 간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있었다.
건강하게 먹고 싶다는 바람과 달리, 빠듯한 예산 탓에 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장을 볼 때 가격을 비교하거나 저렴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등 한정된 예산 안에서 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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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제적 압박이 장기적으로 젊은 세대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요 아비누사 런던비즈니스스쿨(LBS) 설립자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불안이 Z세대에게 심리적인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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