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UFS 싣고 우주 환경 성능 검증
우주 환경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
확장하는 우주산업, 배터리부터 산업가스까지

국내 기업들이 7일 발사되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를 통해 우주 시장 공략에 나선다. 반도체·배터리·전자부품을 위성에 실어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성능을 시험하고, 발사체 제작과 지상 인프라 구축에도 참여한다. 기존 주력 사업에서 쌓은 기술을 우주 분야로 넓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발사에는 역대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이 탑재된다. 이 가운데 우주검증위성 2호에는 SK하이닉스의 D램과 범용 플래시 저장장치(UFS)가 실린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추진하는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메모리가 우주에서도 정상 작동하는지, 방사선에 견딜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지난해 누리호 4차 발사 때는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가 우주검증위성 1호에 탑재됐다.

같은 위성에는 인세라솔루션의 고속·정밀 조정 거울, 모멘텀스페이스의 반작용 휠 등 국내 우주기업들의 핵심 부품도 실린다. LG그룹은 큐브위성에 카메라 모듈·배터리팩 등 3개 계열사의 부품 5종을 탑재해 약 60일간 성능을 시험한다.


미래 먹거리는 우주…실증 뛰어든 K기업들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진출하는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진출하는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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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우주 실증에 나서는 것은 시장 확대에 대비해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탐사선의 자율주행과 관측 위성의 실시간 영상 분석 등으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늘면서 첨단 반도체의 활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과 맥킨지는 글로벌 우주경제가 2035년 1조8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은 반도체의 우주 환경 적응 가능성을 시험하고 우주용 전자장비 시장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양사는 아르테미스 2호에 실린 한국 큐브위성 'K-라드큐브'에 반도체를 탑재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우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탐사용 반도체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탐사선의 자율 주행과 고해상도 지구 관측 위성의 실시간 영상 분석 등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첨단 반도체의 도입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전자·부품 기업들도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LG그룹 역시 이번 실증을 기반으로 2028년에는 자체 큐브위성을 발사해 향후 우주환경에서의 사업 기회를 넓히고, 2030년에는 우주 사업에서 성과와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포스코도 우주항공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4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인공위성 추진 연료로 쓰이는 제논·크립톤 등 희귀가스 배합기술 개발과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설립한 포스코에어솔루션을 통해 향후 액체산소·질소·아르곤·헬륨 등 우주항공용 산업가스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누리호 시험부터 발사까지, 우주 산업 기반 축적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9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진행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조립 장면을 30일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9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진행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조립 장면을 30일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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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누리호 제작과 발사 인프라에도 국내 기업들이 참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누리호 5차에서도 3·4차 발사와 동일하게 추진제 탱크 제작과 체계 총조립을 맡는다. 발사체 주요 구성품을 제작하고 이를 하나의 발사체로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지상 인프라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나로호(KSLV-I) 발사대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한국형 발사대시스템 사업을 수주해 나로우주센터에 누리호 전용 제2발사대를 구축했다. 지상기계설비(MGSE), 추진제공급설비(FGSE), 발사관제설비(EGSE) 등 발사대 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제작·설치했으며 발사 운용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발사대 시스템 공정기술 국산화율을 100%까지 끌어올려 국내 기술로 발사 인프라를 구축·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누리호 5차 발사를 앞두고는 4차 발사 이후 주요 설비를 보수하고 시스템 성능을 점검했다.


현대로템은 발사 전 추진기관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 인프라를 담당한다. 나로우주센터에 구축한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를 통해 누리호 1·2·3단의 추진계통과 연소성능을 수류시험과 연소시험 등으로 검증한다. 2011년 설계에 착수해 2021년 개발을 마친 이 설비는 누리호 2차 발사 이후 5차까지 매 발사 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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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사업에서 쌓은 기술은 차세대 우주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추진기관 분야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항공 등과 35톤(t)급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민간 분야의 항공우주 수요가 늘고 있다"며 "2030년 이후 재사용 발사체 민간 분야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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