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AMD 리사 수, 하정우와 비공개 회동…韓 AI 반도체 협력 논의
7개월 만에 방한…정부 고위급 회동
개방형 AI 생태계 구축 논의 주목
과기정통부, 글로벌 '레퍼런스 모델' 추진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7일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잇달아 회동했다. 엔비디아 중심으로 굳어진 국내 AI 컴퓨팅 인프라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개방형 AI 생태계 구축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수 CEO는 이날 오전 8시 반경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수 CEO는 '지난 3월 이후 한국 정부와의 협력에서 진전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번 방한은 지난 3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날 하정우 부위원장은 AMD와 구체적인 제품 구매나 AI 반도체 도입 방안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논의를 한 것은 아니고, 실제로 만나면서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3월 수 CEO의 방한 이후 협력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됐느냐는 질문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 부위원장은 "실행 주체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며 "저는 이번에는 약간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정도라 A다, B다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협력이 이전보다 구체화 한 단계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이번에 봐야 한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 CEO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AMD의 한국 내 AI 반도체 사업 협력이 기존 양해각서(MOU) 수준을 넘어 실제 인프라 구축과 제품 공급 단계로 진입할지 주목하고 있다.
AMD와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AI 반도체 생태계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AMD는 당시 한국의 '풀스택 소버린 AI 파트너'를 자처하며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컴퓨팅 제품뿐 아니라 ROCm을 비롯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공동 연구, 글로벌 생태계 협력까지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수 CEO는 당시 "AMD의 고성능 컴퓨팅 전 제품군과 오픈 소프트웨어, 글로벌 생태계 파트너십을 결집하겠다"고 강조했다.
AMD는 연내를 목표로 한국에 'AI Center of Excellence(AI CoE)'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AMD코리아는 대규모 선행 하드웨어 투자 없이 한국을 아시아 첫 AI CoE 설립지로 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목표 시한이 석 달도 남지 않은 셈이다.
한국 정부가 AMD와 협력에 나선 것은 엔비디아 등 특정 기업에 집중된 AI 인프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국산 AI 반도체의 활용 기반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AMD는 자사 CPU·GPU와 한국의 신경망처리장치(NPU),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AI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는 '개방형·이기종 AI 생태계'를 앞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오픈소스 기반 GPU 컴퓨팅 플랫폼인 ROCm(Radeon Open Compute)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AMD 입장에서는 GPU 판매량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실제 개발자와 기업들이 참여하는 생태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전략적 가치가 높다. 대규모 AI 수요 기업과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공급망, 국산 AI 반도체 기업, 제조·로봇 산업을 동시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특정 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AMD로서는 ROCm 기반의 새로운 대규모 사용처를 확보할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수 CEO는 같은 날 오전 과기정통부 관계자, 국내 AI 반도체 기업 경영진과 만남을 가졌다. 수 CEO는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과 별도 회동한 뒤 오전 9시30분부터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벨리온·퓨리오사AI· 하이퍼엑셀·딥엑스·모빌린트·망고부스트·파네시아·디노티시아·모레·노타AI·래블업·파두·엘리스그룹·업스테이지 등 14개사가 참석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AMD의 CPU·GPU와 국산 AI 반도체를 함께 활용하는 이기종 컴퓨팅 인프라를 국내 실증 사업과 연계해 구축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수 CEO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AMD가 주최하는 'AMD 게이머 데이'에 참석해 국내 게이머들과 만날 예정이다. 행사에는 잭 후인 AMD 수석부사장도 참석하며, 이후 취재진과의 문답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단독]"이제 누가 막나" 해킹 공격 쏟아지는데 큰...
AMD는 CPU와 GPU를 모두 설계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다. 2025년 연간 매출은 346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에픽 서버용 CPU와 인스팅트 GPU 수요 확대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166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