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이콧 이어 스키즈 출품 안 해
블랙핑크도 언어·발매 규정에 막혀
아시아 언어 요건 두고 대표성 논란
첫 후보 구성에 새 부문 성격 달려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 '스트레이시티(STRAYCITY)' 헤드라이너로 공연하고 있다. OCESA, Pablo Deyta 제공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 '스트레이시티(STRAYCITY)' 헤드라이너로 공연하고 있다. OCESA, Pablo Deyt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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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래미 어워즈가 논란 끝에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신설을 강행하면서 첫해부터 대표성 시험대에 올랐다. 방탄소년단(BTS)에 이어 스트레이 키즈까지 출품하지 않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주요 K팝 그룹이 빠진 채 첫 후보군이 꾸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8일 가요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 8월21일 마감한 제69회 그래미 온라인 출품 기간에 작품을 제출하지 않았다.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8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고, 멤버 8명은 올해 레코딩 아카데미 투표회원으로도 초청받았다. BBC와 NME는 이들의 불참을 '보이콧'으로 표현했고, 빌보드도 BTS에 이은 출품 거부라며 신설 부문과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BTS는 앞서 지난 7월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음악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출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BTS는 그동안 그래미 후보에 다섯 차례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논란이 커지자 레코딩 아카데미는 아시아 음악계 관계자 80여명의 의견을 듣는 등 재검토에 나섰지만 결국 신설 방침을 유지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최고경영자(CEO)는 반대 의견보다 부문 유지를 지지하는 창작자의 목소리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

아시안 팝 부문은 K팝과 J팝, C팝 등 아시아 시장에서 만들어지거나 널리 인정받는 현대 대중음악을 대상으로 한다. 국적이나 인종이 아닌 음악적 성격을 기준으로 삼지만,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는 비중으로 사용해야 한다. 영어로만 부른 곡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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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언어 기준은 K팝의 세계화 흐름과 충돌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유럽 시장을 겨냥한 영어곡이 늘고 있어서다. 블랙핑크의 경우 '점프(JUMP)'는 이번 그래미 자격 기간에서 벗어났고, 미니앨범 '데드라인(DEADLINE)'의 나머지 4곡은 영어곡이어서 아시안 팝 부문에 출품할 수 없다.


신설 부문이 기존 팝 부문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도 관심사다. 아시안 팝 출품곡은 올해의 레코드·노래 등 본상에는 별도로 출품할 수 있지만, 같은 음원을 다른 퍼포먼스 부문에 중복 출품할 수는 없다. 아시아 음악의 수상 기회를 넓힌다는 취지와 달리 주류 팝 부문과 분리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K팝은 이미 별도 부문 없이 그래미 본상에 진입했다. 올해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APT.)'는 올해의 레코드와 노래 후보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Golden)'도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올랐다.


제69회 그래미 1차 투표는 오는 12~22일 진행되며 후보는 다음 달 16일 공개된다. 첫 후보군에 일본·중국·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음악이 고르게 포함되면 범아시아 음악을 조명한다는 신설 취지가 힘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세계 팝 시장에서 경쟁해온 아시아 주요 가수들의 불참이 이어질 경우 대표성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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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도 SBS 라디오에서 새 기준에 대해 "부작용이 있을 것 같다"며 "K팝이 지금까지 해오려고 했던 것과 굉장히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첫해 후보 구성이 향후 아시안 팝 부문의 존속과 규정 재검토를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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