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IMF 경상수지 평가 개편 한국에 불리…반도체호황·인구구조 반영 못해"
적정 경상수지 낮추고 갭은 커져
IMF 내년 평가 '초과조정 순대외자산' 반영
경상수지갭 '상당폭 상회'로 등급 더 상회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외균형평가(EBA) 모형 개편으로 우리나라의 적정 경상수지가 과도하게 낮게 잡혀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IMF의 EBA 모형 개편이 한국의 반도체 수출 호황과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서다. IMF가 제시하는 적정 경상수지와 실제 경상수지의 차이(경상수지갭)가 클 경우 통화가치 급변, 대외 통상 마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한 보완 설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6일 'BOK 이슈노트 IMF EBA 모형 개편이 우리나라 경상수지 평가에 미치는 영향(김민)'을 통해 "IMF 대외부문 보고서(ESR)에서 우리나라 경상수지 평가가 '대체로 부합(broadly in line)'에서 '상회(stronger)'로 두 단계 상향 평가된 것은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변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IMF는 매년 ESR을 출간하고 회원국들의 직전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를 평가하고, 각국의 중기적 균형수준에 부합하는 적정 경상수지를 추정한다. 올해 발표된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중기적 균형 수준을 '상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발표된 '대체로 부합' 수준에서 2단계 상향된 평가다. IMF가 정한 경상수지 수준 상회는 한국이 초과 저축을 하고 있거나, 국내에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IMF는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투자에 비해 저축 과잉 상황이 벌어졌다고 판단하고 정책 조언을 하게 된다.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는 GDP 대비 6.6%로 확대된 가운데, IMF의 새로 바뀐 평가 모형이 산출한 적정 경상수지는 전년 4.7%에서 3.3%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갭도 3.1%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올해 IMF가 인구구조를 반영하는 방식을 변경하면 한국의 적정 경상수지는 1.10%포인트 하락한다. 비교 대상 26개국 중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인구 비중을 산출할 때 분모를 생산가능인구에서 총인구로 바꾸고, 미래 고령인구 비중을 현재 고령인구 비중으로 변경해 한국의 인구구조, 고령화 속도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한은의 지적이다. IMF 모형에 따르면 고령화가 진행되면 은퇴한 고령층이 저축을 줄여 소비할 것으로 가정하지만, 지난해 한국의 65세 이상 가구 평균 저축 성향은 32.2%로 전체 평균 30.9%보다 높다. 또한 고령층 자산의 83%가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이기 때문에 저축을 줄여 소비할 여력을 마련하기 어려운 구조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단독]"100억 넘게 번다더니 겨우 1억"…95%가 이...
내년 평가에 반영되는 초과조정 순대외자산 개념도 한국의 적정 경상수지 수준을 낮춰 대외균형평가에 나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초과조정 순대외자산은 실제 순대외자산에서 과거 일정 기간 중 초과 경상수지(흑자 및 적자) 누적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한국은 순대외자산국이고 과거 양의 경상수지갭이 누적된 기간이 있어 개편 시 경상수지갭이 확대된다. 한국의 경상수지갭(2026년 기준)을 낙관, 기본, 비관으로 상정해 세 가지 시나리오(23.3%, 20.0%, 16.0%)로 상정하면 모두 모형 개편 영향(0.74%포인트)으로 적정 경상수지가 1.1% 감소했다. 경상수지 갭도 21.1%, 17.8%, 13.8%로 세 시나리오 모두 '상회'보다 한 단계 높은 '상당폭 상회'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민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IMF 모형은 빠른 고령화나 반도체 호황 같은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경상수지갭이 얼마나 확대됐는지보다 왜 확대됐는지 그 기저 요인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국제통화기금과 접촉 협의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결과(정책 권고 등)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