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
"블록딜 피한 의도 의심돼…3%룰 회피 의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8월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8월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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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매각을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 내년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상법 조항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는 주장이다.


6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같은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일 SK그룹 지주사인 SK㈜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최 회장 보유 SK㈜ 보통주 165만3924주를 총 9439억9994원에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5440억원은 전략적투자자(SI)에게 매각하고, 나머지 4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과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거래할 계획이다. 총 거래금액인 9440억원은 법원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한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다. 매각은 공시 한 달 뒤인 다음 달 2일부터 12월1일 사이 이뤄질 예정이다.

SI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SK㈜는 인수 주체가 회사의 사업 경쟁력과 중장기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최 회장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럼은 우선 이 지점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이 아니라 SI와 특정 증권사 두 곳만 거래 상대방으로 택했다는 것이다.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SK㈜ 주가 저평가를 감안하면 기관이나 외국인 대상 수요예측에서 반응이 아주 좋을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이나, 삼성그룹 창업자 일가의 계열사 지분 매각 모두 블록딜 방식으로 이뤄진 것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SK㈜ 지분을 사들인 주체가 사실상 특수관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SI와 한투증권 모두 최 회장에게 우호적 투자자라 의결권을 같은 방향으로 행사한다는 '암묵적' 약정이 있다면 공동 보유자로 공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PRS는 지분 매각과 함께 의결권·배당권·처분권 등 법적 권리가 모두 인수자에게 이전되고 통상 주가 변동 손익만 사후에 정산한다. SI는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투자자이므로 개념 자체가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를 내포한다.


이 회장은 "금융위원회 법령해석에 따르면 서면 계약 없이 구두 의사 합의만 있어도 공동보유자고, 공동보유 공시를 하지 않으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이번 거래의 숨겨진 의도가 지배권 안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발행주식 수 기준 지분율 2.3%지만,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3.0%에 달한다. 상법 개정으로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를 비롯해. 감사위원회를 둔 상장사는 내년 3월부터 주주총회에서 강화된 '3%룰'이 적용된다.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을 모두 합산해 최대 3%까지만 의결권이 인정된다.


한편 포럼은 SK그룹의 중복상장 문제도 꼬집었다. SK㈜와 SK스퀘어,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하고, 5단 중복상장인 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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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기형적 2중 지주회사 구조와 최 회장의 해외 경쟁사 대비 낮은 실질 지분율이 저조한 주주환원과 중복상장 시도의 배경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다"며 "불필요한 자회사 구조를 해소하고, SK하이닉스 사장 출신인 노종원 사장이 투자하는 운용사의 창립 주주와 출자자 중 SK그룹 관련자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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