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만에 40만원 벌었다고?"…주식 대신 '베팅'에 올인하는 美 Z세대
Z세대 투자자 66% 스포츠베팅 경험
2018년 합법화 이후 시장 급성장
미국 Z세대 투자자 사이에서 스포츠베팅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금융·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젊은 투자자들은 스포츠베팅을 오락이 아닌 투자 전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 설문조사에서 Z세대 투자자의 66%가 스포츠베팅에 참여한다고 답했다. 또 52%는 원래 투자에 쓰려던 돈을 스포츠베팅으로 옮긴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26%는 이를 장기적인 재무 전략의 일부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게티이미지
Z세대 66% 스포츠베팅 참여, 투자 방법으로 여겨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포츠북과 예측시장 이용이 늘면서 젊은 층의 베팅 참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스포츠북은 각종 경기의 결과나 선수 기록에 베팅을 접수하고 당첨금을 지급하는 전문 업체를 의미한다. 주요 운영 방식은 전문가의 분석을 바탕으로 배당률을 설정하되, 배당 자체에 '비그(Vig)'라는 자체 수수료를 포함해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투자자문 플랫폼 베터먼트가 지난 8월 발표한 개인투자자 설문조사에서 Z세대 투자자의 66%가 스포츠베팅에 참여한다고 답했다. 또 52%는 원래 투자에 쓰려던 돈을 스포츠베팅으로 옮긴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26%는 이를 장기적인 재무 전략의 일부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연구소의 지난달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Z세대는 다른 응답자보다 스포츠베팅을 투자 수단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약 두 배 높았다. 지난 7월에는 Z세대가 전체 온라인 베팅 활동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비중은 88%에 달했다.
"스포츠 보려면 베팅 계정은 기본"…일상 파고든 도박
온라인 도박 중독 치료기관 버치스헬스의 신시아 그랜트 임상 담당 부사장은 "이제는 칼시나 드래프트킹스 등 스포츠베팅 플랫폼 계정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드문 정도"라며 "베팅이 스포츠를 보는 경험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스포츠 베팅 전문 플랫폼 '팬듀얼' 화면. 5달러(약 7000원)를 베팅하면 300달러(약 40만원)를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The Boston Globe
원본보기 아이콘미국 스포츠베팅 시장은 2018년 연방대법원이 각 주의 스포츠베팅 합법화를 허용한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스포츠베팅은 30개 주에서 허용되고 있다.
여기에 2025년부터 예측시장에서 스포츠 경기 결과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 계약 상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접근성도 높아졌다. 일부 예측시장에서는 스포츠북이 합법화되지 않은 주나 만 21세 미만 이용자도 관련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투자할 돈까지 빼서 베팅…전문가 "실제론 손실"
문제는 스포츠베팅을 투자와 혼동하는 젊은 층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베터먼트의 행동 재무·투자 담당 이사 댄 이건은 "스포츠베팅과 전통적인 투자상품이 같은 스마트폰이나 앱에서 함께 제공되면서 두 개념이 뒤섞이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성장과 함께 가치가 올라가고 장기적으로 양의 기대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과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포츠북과 예측시장 이용자는 평균적으로 돈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BofA에 따르면 온라인 베팅을 이용하는 가구의 예금계좌 잔액 중앙값은 이용하지 않는 가구의 59% 수준에 그쳤다.
젊은 층이 베팅에 빠지는 배경에는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신용정보업체 배드크레딧의 지난 8월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4%가 추가 수입을 얻기 위해 예측시장 거래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소비자금융 전문가 에리카 샌드버그는 "사람들은 누군가 '5분 만에 300달러(약 40만원)를 벌었다'고 말하는 건 귀담아듣지만, 지난달 800달러(약 100만원)를 잃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업·직장까지 침범하면 '중독 위험 신호'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베팅으로 인한 손실이 커질수록 도박 문제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고 경고한다. 그랜트 부사장은 스포츠베팅이 친구·가족과의 관계나 학교·직장 생활에 영향을 주고, 공부나 업무 시간을 침해하기 시작하면 임상적으로 '기능 손상'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위험 완화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스포츠베팅 플랫폼 '드래프트킹스'와 '팬듀얼'은 이용자가 스스로 입금 한도와 이용 시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일부 예측시장 플랫폼도 이용 제한 기능과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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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모든 스포츠베팅이 곧바로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젊은 층이 이를 투자 수단이 아닌 오락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 이사는 "많은 사람이 경기를 더 흥미롭게 보기 위해 베팅한다"며 "중요한 것은 이것이 투자라기보다 오락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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