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이소에 '3000원 화장품' 사러 왔다가…옆에 있는 올리브영 매출도 '견인'
다이소 출점 후 반경 3㎞ 매출↑
문구점·안경점도 증가
방문객 53% 주변 점포 함께 이용
연구진 "생활권 앵커스토어 역할"
최근 5년간 다이소가 신규 출점한 뒤 인근 헬스앤드뷰티(H&B) 매장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신용카드 매출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다이소가 5000원 이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화장품을 선보이며 국내 최대 H&B인 올리브영과 직접 경쟁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는 분석 결과다.
또 다이소와 판매품목이 겹치는 생활용품 매장은 물론, 문구점·안경점·반려동물 관련 소매업 매출도 다이소 출점 전보다 증가했다.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취급 품목을 뷰티와 식품, 문구 등으로 확대하면서 주변 골목상권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다이소가 방문 고객과 주변 매장을 연결하는 상권의 거점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8일 조춘한 경기기술대 교수팀이 수행한 '다이소의 앵커스토어 역할에 관한 실증연구'에 따르면 다이소 출점 후 1년간 반경 1㎞ 안에 위치한 H&B 매장 매출은 30.8% 늘며 18개 업종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생활잡화(29.8%)와 제과·커피·베이커리(16.8%), 기업형슈퍼마켓(SSM·15.1%), 펫 관련 소매업(12.9%) 등의 순이었다. 다이소 신규 매장 반경 3㎞ 내 매출 변화는 생활용품 전문점 매출이 24.0% 늘며 가장 컸고, H&B(15.5%)가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다이소의 집객력과 주변 상권의 매출 변화를 소비자 설문조사와 카드매출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 카드매출은 2021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신규 출점한 다이소 가운데 전후 각 1년의 자료가 확보된 379곳을 분석했고, 소비자 7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이용행태를 살폈다.
다이소와 품목 겹친 전문점도 매출 늘어
문구점 매출은 다이소에서 1㎞ 이내 구간에서 출점 전보다 1.8% 증가했다. 1~2㎞에서는 5.2%, 2~3㎞에서는 5.0% 늘었다. 안경점도 세 구간에서 각각 9.3%, 5.9%, 3.9% 늘었다. 반려동물 관련 소매업은 각각 12.9%, 12.5%, 9.7% 증가했다.
다이소의 판매 품목 확대는 기존 전문점에 경쟁 부담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한국문구인연합회는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다이소·쿠팡 등이 문구류를 소비자 유인용 '미끼상품'으로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초저가 판매가 영세 문구점이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 경쟁을 만든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상품이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업종 매출이 일률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다이소 출점 전후 1㎞ 안에 있는 16개 업종의 매출이 증가했으며, 3㎞ 내에서 매출이 증가한 업종은 15개였다. 매출이 감소한 업종은 1㎞ 내에선 슈퍼마켓(-1.8%)과 가전·가구(-2.4%)였으며, 3㎞ 내에서는 대형마트(-1.1%)와 슈퍼마켓(-1.1%), 가전·가구(-2.3%)였다.
이들 업종은 소비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시장 침체를 겪고 있다. 실제 다이소가 출점하지 않은 대조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중차분법(Difference-in-Differences·DID) 분석 결과 4.0%, 가구·가전은 5.2% 증가했다.
다만 업종별 매출 증가가 개별 점포 모두의 실적 개선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이소 자주 찾을수록 주변 점포 이용도 늘어
이 같은 결과는 설문 조사도 뒷받침했다. 응답자 797명 중 절반 이상(53.1%·423명)은 다이소 방문과 함께 주변 점포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동시이용자는 평균 1.85곳을 찾았다. 이들이 함께 이용하는 장소는 카페 33.3%, 대형마트 31.7%, 편의점 27.7%, 음식점 22.2% 순이었다.
다이소 방문 빈도가 높은 집단일수록 주변 점포 이용률도 높았다. 주 1회 이상 방문하는 집단은 61.2%가 주변 점포를 함께 이용했다. 월 2~3회 방문 집단은 52.3%, 월 1회 이하 집단은 37.0%였다. 가장 자주 찾는 집단과 가장 적게 찾는 집단의 차이는 24.2%포인트였다.
소비자들이 꼽은 다이소의 경쟁 요소는 입지 64.6%, 가격 경쟁력 62.9%, 편리성 57.2%, 상품 구색 56.2% 순이었다. 복수응답 결과다. 500~5000원 가격대에 맞춘 상품 기획과 조달·물류 경쟁력에 접근성 높은 입지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71.9%는 걸어서 15분 이내에 다이소를 이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10대의 놀이터 다이소…주 1회 이상 방문도 40% 넘어
이용 빈도도 높았다. 주 1회 이상 방문한다는 응답은 40.4%, 월 2~3회는 41.3%였다. 방문 목적 중 '구경·탐색'은 100점 환산 기준 78.8점으로 비교한 7개 유통채널 가운데 가장 높았다. '비계획 구입'은 71.8점으로 1위였고, '정기 구입'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소비가 함께 나타났다.
구매 품목의 중심은 생필품이었다. 생필품 구매처로 다이소를 선택한 응답자는 69.6%였다. 화장품은 39.0%, 헤어·보디·위생용품과 간식류는 각각 37.5%였다. 연구진이 이용자 기반과 병행이용, 연결성, 방문 경험을 묶어 구성한 '신흥앵커지수'에서도 다이소는 66.66점으로 7개 비교채널 중 가장 높았다.
소비자들의 역할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생활비 부담 완화와 쇼핑 즐거움, 지역 생활편의는 각각 5점 만점에 평균 4.15점이었다. 긍정 응답률은 생활비 부담 완화와 지역 생활편의가 각각 81.4%, 쇼핑 즐거움은 82.7%였다.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육성 역할도 평균 4.00점, 긍정 응답률 74.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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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반복 방문과 주변 점포 이용, 지역 매출 관계를 종합해 다이소는 '방문수요와 주변 소비를 연결하는 생활권 앵커스토어'"라며 "상품을 파는 점포를 넘어 일상적인 소비가 모이는 거점"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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