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벨리우스 교향곡 1~6번 초연한 악단
22일 롯데콘서트홀서 교향곡 2번 연주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자 양인모 협연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1865~1957)는 평생 7곡의 교향곡을 남겼다. 이 가운데 마지막 7번을 제외한 1~6번은 모두 오늘날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신 단체가 초연했고, 지휘는 시벨리우스 자신이 맡았다. 이에 유카페카 사라스테 헬싱키 필하모닉 예술감독은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벨리우스는 약 150년에 이르는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역사의 대부분을 함께해 온 전통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시벨리우스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헬싱키 필하모닉이 창단 14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오는 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작품으로 꼽히는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교향곡 2번에 앞서 1부 공연에서 첫 곡으로 시벨리우스의 관현악 모음곡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를 연주한다. 전체 9곡 가운데 1번 '성문에서', 2번 '멜리장드', 8번 '간주곡', 9번 '멜리장드의 죽음' 등 네 곡을 골라 연주한다.
사라스테는 "네 곡을 하나로 엮어 하나의 작은 교향곡처럼 구성하고자 했다"며 "이 곡은 시벨리우스 음악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면서 교향곡 2번과도 훌륭한 대비를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 핀란드와 인연이 깊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시벨리우스는 작곡가의 길을 걷기 전 바이올린을 연주했고, 핀란드는 그의 탄생 100주년인 1965년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를 창설했다. 이 콩쿠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바이올린 콩쿠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양인모는 5년마다 열리는 이 콩쿠르에서 2022년 우승했다.
사라스테는 양인모에 대해 "자신만의 개성적인 음색을 지닌, 진정으로 흥미로운 연주자"라며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연주자"라고 평가했다.
사라스테는 시벨리우스의 곡 사이에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을 넣은 이유에 대해 "핀란드는 1917년까지 러시아의 일부였으며, 시벨리우스의 음악에서도 러시아 음악의 영향이 발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벨리우스는 음악을 넘어 핀란드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가 1899년 작곡한 교향시 '핀란디아'는 러시아 제국의 압박이 거세지던 시기 핀란드인의 민족의식을 고취한 상징적인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핀란드가 그의 이름을 내건 콩쿠르를 창설할 정도로 시벨리우스를 특별한 존재로 추앙하는 이유다.
사라스테는 핀란드 방송교향악단과 토론토 심포니, 오슬로 필하모닉, 쾰른 서독일방송(WDR)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과 수석지휘자를 역임한 세계적인 지휘자다. 특히 시벨리우스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사라스테는 시벨리우스의 영향으로 핀란드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처럼 관현악 음악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핀란드 사람들의 기질도 관현악 작품에 대한 관심의 배경이 된다고 봤다. 사라스테는 "핀란드 사람들은 외향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향적이지도 않다"며 "내면에 충만한 감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이를 과장해 드러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관현악은 여러 악기의 음색과 층위를 겹치고 쌓으면서 큰 정서를 만들어내는 데 적합하다. 특히 시벨리우스의 관현악은 감정을 직접적으로 쏟아내기보다 절제된 선율과 음색, 점진적인 고조를 통해 내면의 에너지를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라스테는 과거 핀란드 음악의 특성을 '공간과 광활함'으로 설명하며 내성적이지만 강한 내면의 힘을 지닌 핀란드의 정서가 음악 속에 담겨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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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스테는 헬싱키 필하모닉의 음향에 대해 "매우 폭넓고 깊이가 있으며 표현력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호기심 많은 관객들 덕분에 오케스트라의 프로그램 구성에도 특별한 제약이 없다"며 "현대음악부터 고전주의, 후기 낭만주의 음악까지 다양한 작품을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앞에서 연주해왔고, 이러한 경험이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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