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 수출 회복에 유가 ↓…트럼프 "고유가는 정유시설이 문제"
중동 운송 회복·G7 비축유 방출에 브렌트유 ↓
운송비·선박 공격 위험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의 원인이 더 이상 호르무즈 해협이 아니라 정유시설 부족에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 회복과 주요 7개국(G7)의 비축유 방출 영향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호르무즈 해협이 아니다"며 "그곳에서는 거의 매일 기록적인 규모의 원유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정유시설"이라며 "러시아의 정유시설은 우크라이나에 의해 폭파되고 있고, 우리의 정유시설은 캘리포니아 같은 민주당 우세 주에서 멍청한 민주당원들에 의해 문을 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간선거를 앞두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이 정치적 부담으로 떠오르자 에너지 가격 상승의 책임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민주당 주정부의 에너지 정책으로 돌리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세계 경유 가격 상승이 이란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21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경유 산업에 대한 통제를 잃었다며 종전을 촉구했다. 이어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에 비축 경유 방출을 요구했고, 주요 7개국(G7)은 지난 2일 1억배럴 규모의 경유와 원유를 비축유에서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중동 원유 공급 회복·G7 비축유 방출…유가 ↓
국제유가는 이날 하락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9% 내린 배럴당 100.3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일 대비 1.8% 하락한 배럴당 89.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산 원유 공급이 회복되고 G7이 비축유 방출에 나서면서 단기적인 공급 불안이 완화된 영향이다.
선박 운송 자료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7일 가운데 4일 동안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량은 전쟁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
팀 워터러 KCM트레이드 수석 시장분석가는 "G7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이 단기적인 공급 불안을 완화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원유가 여전히 더 높은 비용과 비효율적인 경로를 통해 운송되고 있다"며 "걸프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가 추가 피해를 입을 위험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원유 수송 및 위험은 여전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산유국들은 초대형 유조선(VLCC)을 호르무즈 해협 안쪽으로 보내 항구에서 원유를 실은 뒤 해협 밖에 대기 중인 다른 선박에 다시 옮겨 싣는 이른바 '셔틀 운항' 방식으로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아시아 원유 구매자들이 자국 선박을 걸프 안쪽으로 보내는 것을 꺼리면서 등장한 방식이다.
이 같은 운송에는 한 차례에 3000만~4000만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료를 제외하더라도 배럴당 15~2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걸프 지역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VLCC의 하루 용선료도 전쟁 직전 23만1400달러 수준에서 9월 말 120만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선박 공격 위험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상선 9척이 공격을 받아 선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중동의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이날 사우디 리야드와 쿠라이스 지역의 사우디 아람코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측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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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석유제품 공급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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