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알화 가치 3분의 1 폭락
미국과의 전쟁이 7개월 이상 장기화하면서 이란 안보 책임자가 자국 경제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음을 이례적으로 시인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및 이란 국영 매체에에 따르면 이란 안보 수장인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전날 열린 고위급 정부 회의에서 이 같은 취지로 언급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레자이 사무총장은 국가안보위원회가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악화하는 경제 상황을 인정하며 "특수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대응 기조를 채택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조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 경제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래 급속도로 악화했다. 최근 미국의 해상 봉쇄 및 제재 강화 조치가 더해지며 이란 리알화 환율은 달러당 256만 7000리알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쟁 전 달러당 150만~160만 리알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반년 만에 화폐 가치가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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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따른 민생고가 누적되자, 간호사와 교사를 비롯한 공공·민간 부문 노동자들의 이탈과 은퇴 공무원들의 연금 지급 촉구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미국과의 협상은 이행 순서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양국은 지난 7월 파키스탄 중재로 종전 로드맵(MOU)에 서명했으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갈등으로 유명무실해졌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동결 자금 즉시 반환 ▲원유 수출 제재 면제 ▲전투 중단을 조건으로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7일 신뢰 구축안'을 제시했으나, 선(先) 제재 해제와 선(先) 해협 개방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으로 최종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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