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아동 허위등록…1억여원 챙겨
법원, 시설폐쇄·명단공표 모두 적법

교직원과 아동을 허위등록해 보조금 1억여원을 타낸 어린이집 운영진이 구청의 명단 공개 등 처분에 명예가 훼손됐다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어린이집 대표 A씨 등 3명이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낸 명단공표·시설폐쇄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사와 공표 절차에 문제가 없다"며 "법정 요건을 충족한 어린이집의 명단 공개는 구청의 의무"라고 판시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아시아경제DB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아시아경제DB

AD
원본보기 아이콘

사건은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해당 어린이집에 등록돼 있다는 민원에서 시작됐다. 하남시청으로부터 민원을 전달받은 강동구청은 2024년 10~11월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적발된 부정수급액은 1억1809만9420원이었다. 교직원 6명을 허위등록해 인건비와 수당 등 9800여만원을 받았다. 아동을 허위등록하거나 결석한 아이를 출석한 것으로 기록해 보육료와 급·간식비 등 2000여만원도 타냈다. 보육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담임교사를 맡기고, 비용 지출서류와 보육일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강동구청은 같은 해 12월 24일 시설폐쇄와 보조금 환수, 제재부가금 부과, 원장 자격취소 처분을 했다. 이듬해 1월 7일에는 어린이집 이름과 주소, 대표자·원장 이름, 위반행위와 처분 내용을 3년간 공표하기로 했다.


A씨 등은 조사와 공표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조사 전 통지를 받지 못했고, 학부모 조사 사실도 안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강압적인 조사로 작성된 확인서는 믿을 수 없고, 공표 전 의견을 낼 기회도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명단 공개로 명예와 신용이 훼손됐다는 주장도 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전통지가 증거인멸이나 진술 회유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고 봤다. 실제 운영자 중 한 명은 허위등록된 교직원에게 구청에서 전화가 오면 해당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다고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일부 학부모에게는 아동을 허위등록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조사 이후 협박성 문자메시지와 발신번호 제한 전화를 받았다는 학부모들의 진술도 확인됐다.


법원은 구청이 현장에서 조사 목적 등을 구두로 알렸고, A씨 등도 처분 전 의견서 제출과 청문을 통해 반박할 기회를 가졌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공표처분 역시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제시됐고, 공표 시작일을 미뤄 의견제출 기간을 충분히 보장했다고 봤다.


영유아보육법과 시행규칙은 보조금 부정수급 등으로 폐쇄처분을 받은 어린이집의 1회 위반 금액이 300만원 이상이면 위반행위와 어린이집·대표자·원장 이름 등을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공표처분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AD

A씨 등은 1심 판결에도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서울고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