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5차 발사]15기 싣고 35초마다 '우주 배송' D-1…누리호, 상업 발사체로 한 걸음
주탑재위성 1기→5기, 위성부 1071㎏
역대 가장 복잡한 다중위성 임무
페어링·어댑터 확대 검토하고 반복 제작으로 비용↓
'발사 성공' 넘어 서비스 경쟁력 시험
다섯 번째 우주 비행을 하루 앞두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6일 오전 발사대로 이송됐다. 네 차례 발사를 거치며 비행 성능을 입증한 누리호는 역대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을 싣고 우주로 올라가 정해진 순서와 시간에 맞춰 차례로 내려놓는 한 단계 더 복잡한 임무에 도전한다. 한 기의 위성을 우주에 보내는 발사체에서 여러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정확하게 운송하는 '우주 수송수단'으로 진화하는 시험대다.
주탑재위성 1기에서 5기로…'손님'이 많아졌다
누리호 5차 발사에 탑재되는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2~6호 5기가 위성 어댑터에 장착돼 있다. 누리호는 이번 발사에서 네온샛 5기와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를 우주로 운송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5차 발사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누리호에 타는 '(위성)손님'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4차 발사에서는 주탑재위성 1기와 큐브위성 12기 등 13기를 실었다. 이번에는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총괄 개발한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 2~6호 5기가 모두 주탑재위성이다. 여기에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 플랫폼 E3 Tester-2 등을 포함한 큐브위성 10기가 함께 실린다. 총 15기로 누리호가 한 번에 운송하는 위성으로는 가장 많다. 위성부 중량도 4차 발사 때 약 960㎏에서 이번에는 1071㎏으로 늘었다. 목표 궤도는 고도 약 570㎞의 태양동기궤도다.
누리호의 마지막단인 3단이 목표 궤도에 도달하면 먼저 네온샛 2~6호 5기를 차례로 분리한다. 한꺼번에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 한 기를 분리하고 약 35~40초를 기다린 뒤 다음 위성을 내려놓는다. 35~40초 간격은 먼저 분리한 위성과 다음 위성이 궤도를 돌면서 서로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비행궤적을 분석해 결정됐다.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연구소장은 "15개 위성을 발사하다 보니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분리된 위성들이 궤도를 돌면서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간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네온샛 5기를 모두 내려놓으면 누리호 3단은 자세를 바꾼다. 이후 큐브위성 10기를 2기씩, 10초 간격으로 다섯 차례 사출한다. 위성 15기의 분리가 모두 끝나면 누리호 3단은 먼저 분리한 위성들과 다시 가까워져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회피기동을 수행한다.
분리→거리 확보→자세 변경→추가 분리→회피기동을 연속 수행하는 과정에서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는 능력뿐 아니라 여러 위성을 각각 안전한 궤도에 투입하는 발사체의 운용 능력을 시험받는 셈이다.
분리 과정의 충격도 줄였다. 항우연은 이번 발사를 위해 초소형군집위성용 저충격 위성분리장치를 개발했다. 발사 때는 위성을 발사체에 단단히 고정하면서도 우주에서 떼어내는 순간 위성에 전달되는 충격은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큐브위성 등 부탑재위성을 싣기 위한 하부링도 새로 적용됐다.
여러 위성을 한꺼번에 싣고 정확하게 내려놓는 능력은 상업 발사서비스에서 중요하다. 발사 고객마다 원하는 위성의 크기와 수, 목표 궤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지난달 30일 관훈토론회에서 "다양한 위성을 다양한 고도로 발사하는 것이 상용 발사 서비스의 핵심"이라며 "이러한 역량을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리호에서 떨어진 뒤 2~3개월…5기가 '편대' 이룬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연구진이 누리호 5차 발사에 탑재될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을 살펴보고 있다. 네온샛 2~6호 5기는 동일한 설계를 바탕으로 반복 제작하는 양산 방식을 적용했다. 항우연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누리호의 임무는 위성을 안전하게 분리하면 끝나지만 네온샛의 임무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발사 직후 5기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지구를 돈다. 이후 각 위성의 추력기와 위성 간 상대속도를 이용해 조금씩 간격을 벌리고 고도를 맞춘다. 약 2~3개월에 걸쳐 같은 궤도면에서 약 71도 간격으로 떨어져 움직이는 군집을 형성한다.
이상현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초소형군집위성 사업단장은 "처음에는 5기가 비교적 가까이 있지만 추력기와 상대속도를 이용해 점차 간격을 벌리고 고도를 맞춰간다"며 "5기가 일정한 간격으로 군집을 형성하는 데 약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5기의 위성을 만드는 방식에도 '반복'이라는 개념이 들어갔다. 기존 국가 위성이 사실상 한 기씩 주문 제작됐다면 네온샛은 동일한 설계의 위성을 연속해서 만드는 양산 방식을 도입했다.
이 단장은 "기존에는 위성 한 기를 제작하는 데 2~3년씩 걸렸지만 양산 방식으로는 한 기 제작에 약 2개월이 걸린다"며 시험 절차와 환경시험을 최적화하고 시험 자동화와 부품 수급 체계를 갖추면서 제작 기간을 단축했다고 했다.
누리호가 상업 발사체로 가기 위해서는 반복 발사가 필수적이다. 발사체는 한두 차례 성공했다고 충분한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같은 설계의 발사체를 반복해서 제작하고 시험하고 발사하면서 성공률을 높이고 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줄여야 한다.
누리호는 2021년 1차 발사를 시작으로 네 차례 비행했다. 첫 발사는 위성모사체를 목표 고도까지 올렸지만 3단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져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다. 2022년 2차 발사에서 처음으로 위성을 목표 궤도에 투입했고 이후 3·4차 발사를 거치며 반복 발사 경험을 쌓았다. 이번 5차와 이후 6·7차 발사는 기술 확보 이후 발사체를 반복 운용하는 능력을 축적하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크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누리호 5호기 1·2단과 3단 결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오른쪽 페어링에는 5차 발사의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 등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항우연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반복 발사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비용이다. 개발 단계의 누리호에는 비행 중 발사체의 상태와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각종 계측장비와 센서가 설치됐다. 발사가 반복돼 충분한 비행 데이터가 쌓이면 필요성이 낮아진 계측장비와 센서를 줄일 수 있다. 제작·시험 과정도 반복할수록 표준화와 효율화가 가능하다.
우리 정부의 목표는 '발사체 보유국'에서 '발사서비스 제공국'으로 가는 것이다. 더 많이 싣고 정확하게 궤도에 내려놓는 능력을 갖추더라도 해외 발사체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제 발사 수요를 끌어오기 어렵다. 반복 제작과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제작·시험·운용 비용을 낮춰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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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성 우주항공청 우주수송부문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누리호가 넘어야 할 다음 단계를 '발사 성공'과 '발사 서비스'의 차이로 설명했다. 박 부문장은 "'발사 성공'과 '발사 서비스'의 차이는 경제성 확보에 달려 있다"며 "높은 신뢰성뿐 아니라 저비용·고효율의 경쟁력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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