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강남 아파트, 저가낙찰 행렬…경매로 갈아타기 노려볼까
강남권 고가단지, 낙찰가율 100% 하회
세제 개편·대출규제에 낙찰 수요 위축
유찰 거듭하며 호가대비 최대 10억↓
최근 한강벨트와 강남권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100%를 넘지 못하는 저가 낙찰이 잇따르고 있다. 8.3 세제 개편 영향으로 보유세 부담이 급증하고 고강도 대출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낙찰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상급지 갈아타기'를 노리는 매수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경매시장에서는 최저 낙찰가가 호가 대비 최대 10억원까지 떨어진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응찰자들이 몰리고 있다.
최초감정가 74억원 트리마제…58억원에 낙찰
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4.7%를 기록하며 2025년 2월(91.8%) 이래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이 100%를 하회한다는 것은 낙찰된 물건의 입찰가가 최초 감정가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한강벨트 내 고가 주택과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저가 낙찰이 이어지면서 전체 낙찰가율 하락을 이끌었다. 아시아경제가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지난달 경매 입찰 내역을 분석한 결과 최초 감정가 30억원 이상 물건 10건 중 낙찰된 물건은 단 5건에 불과했다. 이 중 서초구 반포자이 50평형(전용 132.4㎡)을 제외한 4건이 낙찰가율 100%를 넘지 못했다.
물건별로 보면 용산구 이촌 대림 38평형(전용 115㎡)은 최초 감정가(30억3000만원)의 93% 수준인 28억1888만원에 낙찰됐다. 영등포구 여의도 삼부아파트 50평형(전용 147㎡)은 두 번 유찰 끝에 3회차 경매에서 최초 감정가(50억8300만원)의 79% 수준인 40억2199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아직 조합 설립이 되지 않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3단지 35평형(전용 95㎡)의 경우 최초 감정가(30억원)보다 약 5억원 저렴한 25억911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84%를 기록했다.
지난달 경매에 나온 물건 가운데 감정가가 가장 높았던 성수동 트리마제 61평형(전용 152㎡)은 58억7400만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73억9000만원)의 80% 수준이다. 해당 물건도 두 차례 경매가 유찰되면서 3회차에서야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열린 경매 중 반포자이 50평형(전용 132㎡)만 첫 번째 경매에서 최초 감정가(49억6000만원)와 동일한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외곽의 중저가 단지는 고가 낙찰이 잇따르며 불장이 지속됐다. 지난달 낙찰이 이뤄진 15억원 미만 물건 53건 중 28건이 낙찰가율 100%를 넘어섰다. 이 중 영등포구 당산현대3차 30평형(전용 85㎡)의 경우 최초 감정가(11억1000만원)보다 약 5억원 더 비싼 16억2999만원에 주인을 찾으며 낙찰가율 147%를 기록했다. 해당 물건에만 무려 21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종부세 부담에 대출 규제까지…자금줄 막히자 낙찰 수요↓
이처럼 최근 고가주택의 낙찰 수요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세제 개편이 꼽힌다. 8·3 세제에서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개편하면서 고가 주택 소유주의 세 부담이 급증했다. 또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반영하면서 투자 목적으로 고가 주택을 낙찰받으려는 투자 수요가 감소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15억원 미만의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 경매 물건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세부담 영향으로 투자 목적으로 고가 주택을 낙찰받으려던 수요자들이 줄어들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경매시장이 재편됐다"고 설명했다.
고강도 대출 규제도 고가 낙찰 수요가 줄어든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발표된 6·27 대출 규제와 10·15대책으로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경락잔금대출 한도가 25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2억원까지 줄었다. 또한 생애 최초 매수자를 제외하고는 LTV 40%가 적용되면서 사실상 낙찰대금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간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매매사업자 대출로 우회로를 찾아 낙찰대금을 마련해왔으나 이마저도 신축 비아파트 매입 등을 제외하고는 LTV 0%로 대출이 묶이면서 자금줄이 막히게 됐다.
호가 대비 최대 10억원 가까이 저렴
그러나 전문가는 현금 여력이 있는 갈아타기 수요자들에게는 지금과 같은 시장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강벨트 내 고가 단지 중 수차례 유찰을 거듭하며 호가 대비 최대 10억원 가까이 낙찰가가 낮아지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경매는 일반 매매와 달리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고 자금 출처 증빙 부담이 적어 매매시장에서 급매를 매수하는 것보다 부담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 소장은 "올해 들어 한강벨트 고가 물건들의 낙찰가율 흐름이 전년 대비 꺾인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똘똘한 한 채를 목적으로 강남권 갈아타기를 노렸던 1주택 실수요자들에게는 수차례 유찰로 최저 낙찰가 낮아진 경매 물건들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달 낙찰된 여의도 삼부아파트 50평은 시장 최저 호가(44억원)에 비해 4억원 가까이 저렴한 낙찰가(40억2199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4월 실거래가인 45억원에 비해서도 5억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에 해당 물건에는 3회차 경매에서 7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서울 평균 응찰자(5.41명)를 훌쩍 뛰어넘는 숫자다.
28억1888만원에 낙찰된 이촌 대림 38평형(전용 115㎡) 또한 동일한 조건의 고층 매물 최저 호가(32억원)에 비해 낙찰가가 4억원가량 저렴하다. 성수동 트리마제 61평형 역시 최저 호가(68억9000만원) 대비 약 10억원 가까이 저렴한 낙찰가(58억74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때문에 해당 물건들에도 각각 7명, 8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다만 낙찰 가능성을 높이려면 적정 입찰가를 산정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찰로 인해 최저 낙찰가와 매매시장의 호가 간에 간극이 커지면서 적정 입찰가를 산정하는 것이 낙찰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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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소장은 "통상 경매시장에서 강남권역은 호가의 10%, 그 외 지역은 5% 내외에서 입찰가를 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차례 유찰로 인해 최저 낙찰가와 호가 사이의 미스매치가 커진 물건의 경우 시장 호가를 고려해 적정 수준의 입찰가를 산정해야 낙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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