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 입은 기장, 병상서 인도 총리와 화상통화
피습 뒤 여객기 급강하…“마지막 힘을 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부기장의 공격을 받고 중상을 입은 기장이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기장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상태에서도 조종실 문을 열어 승객과 승무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고, 이를 통해 여객기의 추락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2일(현지시간) 플라이두바이 소속 스미트 마차르 기장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한 병원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머리와 손 등에 붕대를 감은 채 병상에서 통화한 마차르 기장은 약 10분 동안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에서 오만 국적 부기장이 비행 중 기장을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174명이 타고 있었다.


공격 이후 여객기는 급격히 고도를 낮췄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항공기는 30초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약 1만4000피트(약 4267m) 급강하했다. 당시 기장은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채 조종실 바닥에 쓰러졌다. 마차르 기장은 모디 총리와의 통화에서 "비행기가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일어나지 않으면 사람들이 죽을 것이니 뭔가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부기장의 공격을 받고 중상을 입은 스미트 마차르 기장이 당시 상황을 밝혔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부기장의 공격을 받고 중상을 입은 스미트 마차르 기장이 당시 상황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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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이 바로 가까이 있으니 '스미트, 저것을 열어'라고 스스로 말했다. 마지막 힘으로 어떻게든 문을 열었고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왔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종실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온 승객과 승무원이 부기장을 제압했고, 이후 기내에 타고 있던 다른 플라이두바이 조종사 2명이 조종을 맡아 여객기를 사우디아라비아 타북 공항에 비상착륙시켰다.


마차르 기장은 자신이 17년 동안 비행기를 운항했고 11년간 기장으로 근무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목숨을 걸고 버티고 있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싸우는 동시에 승객들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의 순간 힌두교의 하누만 신에게 기도하는 '하누만 찰리사'를 암송했다면서 "신이 나를 구해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차르 기장은 약 9750시간의 비행 경력을 가진 조종사로, 2022년부터 플라이두바이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인도 저비용항공사 스파이스젯에서 약 11년간 근무했으며, 보잉 737-800과 737 맥스8·9 등을 운항했다.


이번 사건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배후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UAE 검찰이 수사를 주도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부기장에 대한 심문에는 이스라엘 조사관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 측은 이번 사건을 "위험하고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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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사 과정에서 오만 국적 부기장이 과거 급진적 이념 성향에 대한 우려로 오만에서 비행금지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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