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혁신 사례보고회 참석
"고질 민원 최소화, 정부의 최대 과제 중 하나"
"백명이 꽹과리 치나 이메일 한 통이나 똑같이 취급해야"
"민원 공무원은 국민 아픔 해결하는 의사…인력·보상·예우 강화"

이재명 대통령은 2일 "필요하면 '민원 해결 수당' 같은 것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며 일선 민원 담당 공무원에 대한 인력 확충과 보상·예우 강화를 주문했다. 반복·고질 민원을 단순한 행정 부담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문제로 접근하는 동시에, 현장의 민원을 정책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송형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방시설주사의 민원해결 우수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 2026.10.2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송형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방시설주사의 민원해결 우수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 2026.10.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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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 '국민의 목소리, 대한민국을 바꾼다'에 참석해 "우리 정부의 최대 과제 중 하나가 민원을 없앨 수는 없지만 민원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행사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정일영 국민권익위원장,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전성환 경청통합수석을 비롯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의 민원 담당 공무원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장기간 이어지는 반복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원인을 행정의 상대방이 아닌 '국민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고질 민원, 대책이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현실적으로 할 수 없거나 법률상 할 수 없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갈등이 장기화하는 원인에 대해 "첫째는 존중받지 못해서, 무시를 받아서"라며 "할 말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성남시장 시절 경험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실을 개방하고 직접 집단 민원인들을 만나 수시간씩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을 언급하며 "두세 시간 정도 하니까 할 얘기를 다 하고, 얘기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 정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봤다"고 했다. 법률상 해결할 수 없는 민원에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가능한 방법을 찾아오면 다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수개월 만에 집단 민원이 크게 줄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반복 민원을 개인의 삶과 연결해 접근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평생 그러느라고 인생을 낭비한다. 소중한 사람의 인생이 거기에 매달려 끊임없이 반복되고 원성은 점점 커지고 삶 자체가 파괴된다"며 "이걸 우리가 방치해야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이 나라의 주인공이고 그분들도 하나의 소중한 우주"라며 "그 타인의 삶을 챙기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민원을 정부 정책을 발굴하는 통로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그분들의 목소리, 그분들이 하는 민원 내용에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 있다"며 "민원을 국가 정책의 보물창고라고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현장에서 무엇을 바라는지를 잘 찾아내는 게 중요한데 그걸 갖다 주니까 얼마나 좋으냐"고 했다.


성남시장 재임 당시 공무원들이 주민 불편 사항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도록 '민원 발굴'을 인사에 반영했던 사례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민원을 많이 발견해오면 승진을 시켜줬다"며 일선 공무원이 주민들에게 직접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묻고 현장을 살피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중에 보니까 민원 쪼개기를 하기도 하더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민원 처리 과정에서 집단행동의 규모에 따라 행정기관의 대응이 달라지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백명이 꽹과리 치면서 하는 소리나 이메일 한 쪽 보내는 것이나 똑같이 취급하라"며 "숫자를 불려서 시끄럽게 하면 존중하고 빨리 처리해주고,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쓰거나 편지를 보내면 별로 존중받지 못하니 자꾸 불필요하게 집단행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원 처리의 신뢰가 높아지면 집단 민원 대응을 위한 경찰력과 경비 인력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2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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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민원 담당 공무원의 처우 개선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윤 장관이 정부가 '악성 민원' 대신 '특이 민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나 예우도 강화하도록 했는데 인력도 좀 늘려야 할 것 같다"며 "표창도 많이 해주고 필요하면 민원 해결 수당 같은 것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 동안, 어쩌면 수십 년 동안 켜켜이 쌓인 원성과 원한을 풀어야 하는데 사실 힘들다"며 "애정을 쏟는 만큼 그 힘겨움에 대해서 우리가 배려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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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통령은 민원 혁신에 기여한 공무원 6명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일을 대신하는 게 우리의 본질적인 목적이자 존재 이유"라며 "현장에 있는 국민 개개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잘 해결해주는 것이 최고의 정책이고, 국민주권정부와 민주공화국임을 증명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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