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사용후 배터리 ESS 실증
2030년 배출량 10만개 넘어
배터리 3사, 재사용·재활용 확대

전기차에서 한 차례 수명을 다한 배터리의 '두 번째 생애'를 찾으려는 배터리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는 성능평가를 거친다. 잔존 성능이 충분하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재사용하고, 재사용이 어려우면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10일 경기 화성시 원익피앤이 동탄사업장에서 열린 ‘EV 사용후 배터리 기반 UBESS 실증’ 행사에서 현대자동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원익피앤이 관계자들이 실증 설비 앞에서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난달 10일 경기 화성시 원익피앤이 동탄사업장에서 열린 ‘EV 사용후 배터리 기반 UBESS 실증’ 행사에서 현대자동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원익피앤이 관계자들이 실증 설비 앞에서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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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기아, 현대엔지니어링, 원익피앤이와 함께 지난달 10일 사용후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한 ESS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차량에서 나온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국내 첫 실증 사례다.


경기 화성시 원익피앤이 동탄사업장에 구축된 실증 설비는 200kWh 규모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요금이 높은 시간대에 전기차 급속충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급속충전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커지는 전력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기술 검증과 사업 모델 개발을 총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기아가 제공한 사용후 배터리팩으로 ESS를 제작하고 배터리 진단과 시스템 성능·안전성 검증을 지원한다. 참여사들은 충·방전 제어 알고리즘과 시스템 안전성·신뢰성, 배터리 성능 유지 특성, 충전서비스 품질과 운영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사업화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배터리업계가 사용후 배터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회수되는 배터리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산업통상부가 인용한 한국환경연구원(KEI)·환경부 등의 추산에 따르면 국내 사용후 배터리 배출량은 2023년 2355개에서 2025년 8321개로 늘었다. 2029년에는 7만8981개, 2030년에는 10만7500개에 이를 전망이다.

사용후 배터리의 처리 방법은 크게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나뉜다. 차량용으로 요구되는 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잔존 성능이 충분하면 ESS 등 다른 용도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재사용이 어려운 배터리는 분해해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회수하고 이를 다시 배터리 소재로 투입한다.


삼성SDI도 사용후 배터리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에서 핵심광물을 회수해 다시 배터리 제조에 투입하는 폐쇄형 재활용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사내 리사이클연구랩을 중심으로 광물 회수율을 높이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 관련 연구개발·실증 과제에도 참여했으며 이를 토대로 기술 조건과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SK온도 앞서 2022년 기아 니로EV 사용후 배터리 6개를 활용한 300kWh급 ESS를 구축했다. 이 ESS를 경기 안양시 SK에코플랜트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실증하는 등 배터리 재사용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정부도 사용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전략자원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고 있다. 사용후배터리법은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5월26일 공포됐다. 법은 일부 조항을 제외하고 2027년 5월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성능평가·안전검사, 배터리 전주기 이력·거래시스템 구축, 재생원료 활용 촉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8월 사용후 배터리 거래·이력 관리 플랫폼 구축과 재생원료 인증제 연계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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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사용후 배터리가 늘고 재생원료 활용을 둘러싼 제도도 마련되면서 배터리업계의 사업 영역은 생산 이후 단계까지 넓어지고 있다. 배터리를 ESS 등으로 한 번 더 활용한 뒤 수명이 다하면 핵심광물을 회수해 다시 배터리 원료로 투입할 수 있다. 이런 순환체계가 자리 잡을 경우 원료 확보와 폐기물 저감 효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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