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 장기지속형 기술 베팅
빅파마와 협업하는 국내 기업들도 주목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만드는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9월 스웨덴 나넥사(Nanexa)와 최대 11억6000만유로 규모의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 비만·당뇨 치료제를 월 1회 또는 분기 1회만 맞아도 되게 하는 장기지속형 주사 기술(PharmaShell) 계약이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비만 치료제의 경쟁이 체중 감량 효과에서 투약 편의성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기술 도입에 계속 나서는 만큼 관련 플랫폼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빅파마 계약 잇따라…적용 약물 넓어져도 약물별 검증은 필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물을 서서히 내보내 투약 횟수를 줄이는 제형이다. 비만 치료제 주사는 현재 주 1회가 흔하다. 나넥사의 기술은 약물 입자에 얇은 무기물 막을 입혀 방출 속도를 조절한다.
다른 빅파마도 비슷한 계약을 맺었다. 일라이 릴리는 2025년 영국 카무루스(Camurus)와 주사 후 피하에서 젤로 변해 약물을 서서히 내보내는 기술(FluidCrystal)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6월 적용 범위를 아밀린(포만감 조절 호르몬) 수용체 작용제까지 넓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1월 중국 CSPC와 월 1회 투여용 제형 기술 계약을 맺었다.
이 연구원은 "장기지속형 기술의 활용 범위가 새로운 약물군으로 넓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약물마다 특성과 필요한 용량이 달라 기존 물질에서 낸 성과가 다른 후보물질에서도 나오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설비 투자 나선 국내 협업 3사…규모 키워도 균일한 품질 유지가 숙제
이와 관련해 이 연구원이 주목한 국내 기업은 지투지바이오, 인벤티지랩, 펩트론이다. 세 곳 모두 약물을 미립구(약물을 담은 미세한 입자)에 넣어 서서히 방출하는 플랫폼을 갖고 있다. 지투지바이오는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기업 3곳과, 인벤티지랩은 베링거인겔하임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펩트론은 2024년 10월부터 릴리와 평가계약(기술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는 계약)을 맺고 있으며 만료일은 오는 7일이다. 이 연구원은 이후 기술이전 또는 추가 협의 여부가 종목별 차별화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세 회사는 생산 설비도 늘리고 있다. 지투지바이오는 제2공장 신축에 800억원, 펩트론은 오송 제2공장에 890억원을 투자한다. 인벤티지랩은 2028년 연 3000만 바이알(주사용 약병) 생산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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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생산 규모를 확대해도 균일한 품질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약물별 제형 개발 데이터와 생산 역량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빅파마가 장기지속형 기술 도입과 적용 약물 확대에 나서면서 관련 플랫폼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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