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은 알래스카 투자에 선 긋고…박정성은 15% 관세 지키기
알래스카 LNG 투자 합의에 반박
김 "사업성 없으면 추진 안 해"
박, 美에 관세 합의 준수 촉구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한 1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이렇게 잘라 말했다. 미국이 500억달러 이상이라는 숫자까지 내세워 공식화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두고서다. 반박은 감정이 아니라 문서를 기준으로 했다. 그는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 포함된 내용이 합의의 전부"라며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에 양국이 이해를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숫자나 한국 참여를 단정 짓는 표현은 양국이 합의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한국 측 우려를 이해한다며 사업이 제대로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장관은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매우 터프한 협상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약 3개월간 워싱턴D.C와 스코틀랜드를 오가며 협상을 이끌었고, 연간 투자 상한과 원금 회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올해 1월 관세 재인상 위협이 나왔을 때도 워싱턴D.C.로 날아가 러트닉 장관과 이틀 연속 면담했다.
이날 김 장관은 반대만 하지 않았다. 사업성 확보의 전제로 미국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민간 사업자의 사업권을 연방정부로 이관하는 형태로 바꾼다고 미국이 전해왔다며, 연방정부가 관여하면 인허가와 인력 수급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가지 모두 그가 알래스카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은 사안이다. 숫자를 짚는 방식도 날카로웠다. 그는 "사업 규모가 당초 670억달러에서 500억달러까지 며칠 새 100억달러 이상 떨어졌다는 것은 아직 미국 내에서도 제대로 검토된 게 아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국이 내용을 구체화하면 꼼꼼히 따져보고 현지 실사를 하겠다고 했다. 엑손모빌 등 미국 대형 에너지기업도 포기했던 사업인 만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투자 협상의 이면에는 관세 문제가 걸려 있다. 김 장관도 지난달 브리핑에서 출자를 중단하면 관세를 올리겠다는 조항이 있어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관세 방어는 박정성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맡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애·결혼·출산까지 도왔는데" 10년지기 절친, ...
박 본부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통상장관회의 기간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15% 관세 합의를 존중해줄 것을 요청하고, 대미 투자 1차 프로젝트가 발표된 만큼 구체적인 한미 공동위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한국은 지난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조선 협력(1500억달러)과 전략적 투자(2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우리 정부는 강제노동 관세(12.5%)와 향후 부과될 과잉생산 관세를 합친 부담이 당초 한미가 합의한 상한선인 15%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