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간을 줄기세포 이식 없이 '노화 역전 유전자'로 회복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약학대학 차혁진 교수와 연세대 조승우·홍승희 교수 연구팀이 '지질 나노입자(mRNA-LNP)' 기술로 야마나카인자(OSKM)를 간에 일시적으로 전달해 손상된 간의 회복을 촉진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mRNA-LNP는 지방 성분의 미세한 입자에 유전자 정보를 담은 mRNA를 감싸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OSKM은 OCT4·SOX2·KLF4·c-MYC 등 4가지 단백질을 통칭한 개념으로, 성숙한 세포의 운명을 되돌릴 수 있는 강력한 리프로그래밍 인자다. 이 인자는 일본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2006년 발견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mRNA-LNP를 이용한 성숙한 간세포의 일시적 재생 가능 상태 유도 개념도. 차혁진 서울대 교수.

mRNA-LNP를 이용한 성숙한 간세포의 일시적 재생 가능 상태 유도 개념도. 차혁진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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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세포가 급격히 파괴되는 급성 간부전을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간 이식이다. 하지만 간 이식은 공여 장기 부족 등 장벽이 높아 한계가 분명하다.


줄기세포 이식이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그마저도 면역 거부 반응과 종양발생 위험 그리고 복잡한 제조과정 등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노화 역전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법은 이러한 한계를 해소할 치료법으로 주목받는다. 야마나카 인자를 짧은 시간만 작동시켜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지 않고, 세포 재생 능력만 일시적으로 되살리는 부분 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까닭이다.


다만 야마나카 인자를 온몸에서 장기간 발현시키면 종양 등 안전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필요한 장기에 선택적으로 짧게 전달하는 정밀기술이 요구돼 왔다.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 제조에 쓰였던 mRNA-LNP로 야마나카 인자를 담은 mRNA를 간세포에 일시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개발된 나노입자(LNP)는 정맥 주사 한 번으로 mRNA 발현 대부분을 간에 집중시킨다.


이때 mRNA는 세포 내부로 침투해 야마나카 인자를 생성한 후 12시간 이내에 자연적으로 분해된다. 발현 기간이 일시적으로 제한되는 셈이다.


공동연구팀은 야마나카 인자가 간에서 일시적으로 발현됐을 때 성숙한 간세포가 줄기세포와 유사한 '간 전구세포'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발현이 중단됐을 때 세포는 다시 성숙한 간세포의 특성을 회복해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이고, 가역적 반응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단일세포 분석에서는 간 전구세포 일부가 실제 간이 손상됐을 때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재생성 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지니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 급성 간 손상 동물모델에서 야마나카 인자를 담은 mRNA를 단 한 차례 투여했을 때 생존율은 높아지고, 간 괴사와 세포 사멸은 감소하는 등 간 기능 회복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 교수는 "공동연구팀은 노화 역전 기술을 이용해 성숙한 간세포를 일시적으로 재생이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며 "향후 이 기술은 필요한 장기에서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일시적으로 재생세포가 될 수 있게 하는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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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와 한국연구재단·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2일 의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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