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없이 맑은 콧물·재채기 반복
2주 이상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 필요

아침저녁으로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콧물과 재채기까지 시작되면 으레 감기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열은 나지 않는데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계속되거나 해마다 이맘때 비슷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가을철에는 알레르기 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이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8월 약 68만명에서 9월과 10월 각각 약 115만명으로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2024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관련 지표는 약 20.9%로 나타났다. 성인 5명 중 1명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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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없이 맑은 콧물 반복되면 '비염' 의심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알레르겐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코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맑은 콧물과 발작적인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증이다. 눈이나 목이 가렵거나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감기는 발열이나 인후통, 몸살 등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고 대개 1~2주 이내에 호전된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발열 없이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이나 가려움증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침이나 특정 장소·환경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신재민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감기약만 반복해서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별한 발열 없이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이나 가려움증이 반복되고 특정 계절이나 환경에서 증상이 심해진다면 알레르기 비염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원인 물질은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곰팡이, 반려동물의 비듬 등이다. 계절과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나는 '통년성 비염'과 특정 계절에 심해지는 '계절성 비염'으로 나뉜다. 가을에는 쑥이나 돼지풀 등 계절성 꽃가루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최근처럼 일교차가 크고 공기가 건조해지면 코점막이 자극받으면서 기존 비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코막힘 방치하면 잠까지 방해


알레르기 비염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증상을 방치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코막힘 때문에 숙면하지 못하면 낮 동안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부비동염이나 중이염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치료의 기본은 자신의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파악해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 항히스타민제나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원인 알레르겐이 확인됐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장기적인 조절이 필요한 환자는 알레르겐 면역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이라면 침구류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실내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꽃가루에 민감한 사람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 장시간 야외 활동을 줄이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한 뒤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옷에 묻은 먼지와 꽃가루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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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증상만 없애기보다 자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환경과 원인 알레르겐을 파악해 지속해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막힘이나 재채기 등으로 수면과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 진료와 필요한 경우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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