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시장도 챗봇서 '에이전트'로 경쟁축 이동
"모델보다 플랫폼·실행력 중요. 빅테크에 유리"

전 세계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경쟁축이 '얼마나 똑똑하게 답하느냐'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실제로 처리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챗봇 중심의 AI 경쟁이 에이전트(Agent)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이미 거대한 사용자와 결제·거래 인프라를 확보한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가 중장기 주도권을 지닐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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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중국 응용형 AI 프로젝트 가운데 약 24%가 에이전트 관련 프로젝트였다. 주요 독립형 오피스 에이전트의 월 방문량은 지난 3월 약 2000만회에서 6월 6000만회를 넘어섰다. 불과 한 분기 만에 약 3배 증가한 것이다. 텐센트의 업무형 에이전트 '워크버디(WorkBuddy)'와 알리바바의 'JVS Claw' 역시 최근 3개월 활성 사용자 규모가 각각 115.3%, 164.4% 늘었다. 에이전트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기존 챗봇과 달리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를 가리킨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타가 출시한 AI 에이전트 '뮤즈(Muse)'는 생성형 AI 시장의 경쟁축이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라며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이제 AI 경쟁의 기준이 "얼마나 좋은 답을 만드는가"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실제로 잘 처리해주는가"로 이동했다. 이러한 기류 속 최근 중국 에이전트 시장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중국이 에이전트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이미 구축된 거대한 플랫폼 생태계 때문이다. 위챗(WeChat), 타오바오, 알리페이, Amap, 메이퇀 등 메시징·쇼핑·지도·배달·여행·결제 서비스가 대형 플랫폼 안에 밀집해 있다. 최 연구원은 "미국이 브라우저·API·MCP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개방형 크로스 서비스 에이전트 구조에 가깝다면, 중국은 기존 슈퍼앱과 미니 프로그램,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검색→선택→예약·주문→결제'를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처리 가능하다"면서 "이는 중국 에이전트의 실행 능력이 실제 트랜잭션으로 연결되기 유리한 산업구조"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일 대신하는 AI' 경쟁…텐센트·알리바바·바이트댄스 주목[주末머니] 원본보기 아이콘

이에 따라 중국 에이전트 시장에서는 대규모 플랫폼을 확보한 빅테크의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에이전트 시장의 주도권을 지닌 기업으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를 꼽았다. 에이전트 자체를 유료로 판매하기보다는 광고와 전자상거래, 결제, 클라우드·API 등 기존 플랫폼의 거래와 전환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독립 AI 업체는 구독·API 사용료가 핵심인 반면, 플랫폼 업체는 에이전트 자체 과금보다 광고·이커머스·결제·클라우드, API와 기존 생태계 록인까지 포함한 간접 수익화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중국 플랫폼 사업자들의 에이전트는 단순 유료 AI 서비스보다 기존 플랫폼의 거래 빈도와 전환율을 높이는 인터페이스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텐센트는 개인형 에이전트에서 가장 강력한 사용자 접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위챗·위신 통합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분기 기준 약 14억4000만명에 달한다. 위챗 안에는 미니프로그램과 검색, 영상, 미니숍, 위챗페이 등이 이미 연결돼 있다. 별도의 AI 앱을 새롭게 확산시키지 않아도 기존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에이전트 사용자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최 연구원은 "텐센트의 가장 큰 강점이자 거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센트는 지난 6월부터 위챗 내부에서 개인형 AI '샤오웨이(小微·Xiaowei)'를 단계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9월에는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샤오웨이가 다른 이용자의 샤오웨이와 먼저 대화해 약속이나 의사를 조율한 뒤 필요한 경우 사용자에게 최종 확인을 요청하는 'AI-to-AI Social' 기능도 시험하기 시작했다. AI가 개인비서를 넘어 소셜 관계망 속 대리인으로 확장되는 사례다.


알리바바는 거래형 에이전트에 집중하고 있다. Qwen App을 타오바오, 타오바오 인스턴트 커머스, 알리페이, Fliggy, Amap 등과 연결해 음식 주문과 여행 검색·예약, 인앱 결제 등을 하나의 AI 인터페이스에서 처리하는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AI가 사용자의 개입 없이 결제까지 끝내는 완전한 '자율 결제'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서비스별 인증과 사용자 승인, 결제 보안 등의 제약이 있어 현재는 사용자가 마지막 단계에서 확인하는 '통제된 거래(Controlled transaction)'가 현실적인 형태라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향후 에이전트 커머스가 확대될 경우 결제 사고와 사기, 책임 소재 문제가 커질 수 있어 금융 규제가 상용화 속도를 결정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바이트댄스는 스마트폰 자체를 에이전트의 실행 환경으로 만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도우바오 폰 어시스턴트'는 음성과 AI 버튼을 통해 스마트폰 기능을 호출하고 일부 앱을 직접 조작한다. API가 없는 앱도 화면을 인식해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조작할 수 있어, 에이전트가 기존 앱 위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OS) 계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단순 AI 앱을 넘어 스마트폰 트래픽의 새로운 게이트웨이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바이트댄스가 도입한 SAEP 역시 제3자 앱이 에이전트의 자동조작 범위를 직접 설정하도록 설계돼 있어, 향후 모바일 에이전트 경쟁에서 모델 성능보다 앱 권한과 서비스 사업자의 동의가 중요한 병목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독립 AI 업체 가운데서는 미니맥스와 즈푸AI도 주목받고 있다. 미니맥스는 에이전트에 최적화된 모델과 제품화에, 즈푸AI는 AutoGLM 기반 컴퓨터 사용(Computer-use)과 기업·개발자용 모델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두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각각 283%, 400% 증가했다. 다만 아직 에이전트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실적 증가를 에이전트 수요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최 연구원은 설명했다.


중국 에이전트 시장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대형 인터넷 플랫폼 간 상호운용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모두 사용자 트래픽과 결제, 거래 데이터를 핵심 경쟁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 에이전트에 핵심 서비스를 완전히 개방할 유인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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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최 연구원은 중국 에이전트 시장이 하나의 '범용 에이전트'가 모든 서비스를 장악하기보다는 복수의 에이전트 생태계가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일부 플랫폼 간 제휴와 외부 기능 개방은 확대될 수 있지만, 핵심 거래와 사용자 문맥을 경쟁사에 완전히 넘기는 형태의 크로스 플랫폼 에이전트 확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이는 중장기적으로 에이전트 기업 간 과잉경쟁,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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