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아닌 성장”…휴머노이드가 던진 AI 경영의 질문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20주년 'AI 시대의 미래 기업 경영' 포럼
로봇을 인력 대체 아닌 성장 수단으로 봐야
AI가 시차 넘어 일하며 기업 운영시간 재편
절약된 시간 성과로 바꾸려면 동기부여 필요
“AI 자체보다 조직·전략이 경쟁우위 좌우”
인공지능(AI)과 로봇을 단순한 인력 대체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만드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사람이 잠든 뒤에도 AI 에이전트가 일을 이어가고 로봇이 생산에 참여하는 만큼 근무시간과 시차, 조직과 직무를 인간 중심으로 짜온 기존 경영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일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20주년 산학학술포럼 ‘AI 시대의 미래 기업 경영’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 조여준 더벤처스 최고투자책임자(CIO), 강효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 허영은 서울대 경영대 교수.
1일 열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20주년 산학학술포럼 'AI 시대의 미래 기업 경영' 행사에서 토론한 유병준·강효석·허영은 서울대 경영대 교수와 조여준 더벤처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의 성능 자체보다 이를 기업의 조직과 사람, 업무 방식에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 교수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등장에 따른 일자리 대체 우려가 있지만 이를 성장의 관점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인력과 로봇을 결합해 2배, 4배 수준으로 성과를 확대하고 공장 구조와 일하는 방식도 다시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로봇을 관리하고 권한과 책임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평가다.
AI는 기업이 일하는 시간도 바꾸고 있다는 것도 변화다. 강 교수는 AI를 활용했을 때 성과가 가장 많이 높아진 그룹이 서로 근무시간이 겹치지 않는 팀이었다는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한 사람이 잠든 사이 지구 반대편의 동료가 업무를 이어가고 AI 에이전트가 두 사람 사이의 맥락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협업의 장애물이던 시차가 업무를 끊이지 않게 이어주는 조건으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CIO는 AI를 '죽지 않는 직원'에 빗댔다. 그는 인간의 한계가 전통적인 경영학에서는 비용이면서 동시에 통제장치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사람과 달리 AI는 잠들지 않는 만큼 사람이 얼마나 빠르게 결과를 검토하느냐가 새로운 병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CIO는 미국에서 사람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불을 켤 필요조차 없는 '다크 팩토리'가 연구되고 있다며 이런 변화가 한국에 어떻게 전파될지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가 만들어낸 시간 절감이 곧바로 기업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유 교수는 AI에 수억원을 투자해 업무 효율을 높였지만 절약된 시간이 새로운 성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해 "직원들 커피 마실 시간만 늘었다"는 반응이 나왔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와 관련, 강 교수는 AI 시대에는 생산성 못지않게 동기부여가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0에서 90까지 해줬다면 사람이 90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100이나 110까지 나아가도록 조직이 목표와 동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통해 개발자가 디자인하고 디자이너가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만큼 기능별 조직도 문제 해결 중심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기업 경영에 활용할 AI의 성능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허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AI 에이전트 끼리 중고 물품을 거래하게 한 실험에서 협상을 강하게 하라는 프롬프트보다 어떤 성능의 AI 모델을 사용했는지가 거래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했다. AI의 성능이 기업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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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강 교수는 AI 모델도 과거 초고속인터넷처럼 점차 상향 평준화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AI 그 자체는 절대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걸 가지고 우리 조직이 가진 고유한 자원과 역량을 이용해서 무엇을 할 것이냐, 결국은 각각의 조직과 전략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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