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우주선과 단순 거리 넘어 접근 방향·충돌확률까지 계산
5차부터 근접회피 기준 세분화…안전 확보하며 발사시간 확대
지구 주변 우주공간이 붐비면서 로켓을 쏘는 데도 '교통 상황'을 따져야 하는 시대가 됐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부터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등 유인우주선과 단순히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만 보는 데서 나아가 접근 방향과 충돌확률까지 고려하는 방식으로 근접회피 기준을 세분화한다.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실제 충돌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판단해 발사 가능한 시간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발사 전 궤도를 돌고 있는 유인우주선과의 근접 가능성을 분석한다. 발사 예정 궤적과 유인우주선의 궤도를 비교해 지나치게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으면 해당 시간에는 발사할 수 없다.
누리호 4차까지는 유인우주선과 200㎞ 이상 거리를 확보하는 것을 기본적인 근접회피 기준으로 적용했다. 그러나 우주에서 두 물체 사이의 최단거리만으로 실제 충돌 위험을 모두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5차에서는 이를 보다 세분화한다. 발사체 진행 방향과 이에 수직인 방향의 거리를 나눠 살펴보고 충돌 가능성을 확률로 계산하는 방식도 보조적으로 적용한다. 충돌확률 0.0001% 이하 등의 조건을 활용해 실제 접근 위험을 판단한다.
기준을 세분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발사 가능한 시간인 '발사 윈도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일정 거리 안으로 접근한다는 이유만으로 발사를 제한하면 실제 충돌 가능성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도 발사 시각을 조정해야 할 수 있다. 접근 방향과 상대적인 궤도, 충돌확률 등을 함께 분석하면 위험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발사 시각은 발사체 준비 상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목표 궤도와 탑재위성의 임무, 발사장 주변 기상뿐 아니라 우주물체와의 근접 가능성도 함께 검토한다. 누리호 5차의 발사 예정 시간도 오는 7일 낮 12시 23분부터 오후 1시 23분까지 1시간의 범위로 설정돼 있으며, 당일 상황을 종합해 최종 시각을 결정한다.
정해진 발사 시간대를 지키는 능력 역시 반복 발사를 위한 신뢰성과 연결된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지난달 30일 관훈토론회에서 누리호 5차 발사와 관련해 "빠르게 해결하고 정해진 시간에 발사해 신뢰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에 도착한 뒤에도 충돌회피는 이어진다. 이번 누리호에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가 탑재된다.
우주에 도착한 뒤에도 충돌회피는 이어진다. 이번 누리호에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가 탑재된다. 누리호 3단은 이들을 순차적으로 분리한 뒤 자신이 내려놓은 위성들과 다시 접근하지 않도록 회피기동을 수행한다.
지난해 11월27일 누리호 4차 발사 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센터(LCC)에서 누리호의 비행 상태와 궤도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발사 전에는 이미 우주를 돌고 있는 물체와의 접근 가능성을 따지고, 목표 궤도에서는 새로 분리한 위성과의 충돌을 막아야 한다. 다수의 위성을 한꺼번에 운송하는 임무가 늘어나면서 발사체 운용에서도 정확한 궤도 투입과 위성 분리, 충돌회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운용 경험은 누리호에만 머물지 않는다. 반복 발사를 통해 쌓은 발사체 제작과 시험, 발사운용 경험은 향후 차세대발사체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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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성 우주항공청 우주수송부문장은 "반복발사를 통해 확보되는 품질관리, 제작·조립, 시험 및 발사운용 경험은 차세대발사체의 재사용과 다회발사 체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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