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취임법회…5천여명 참석
"안정에서 도약으로 한국불교 새 백년"…선명상 국민 마음운동 추진
참사 유가족·산재피해자·이주노동자 등 함께 입장…네팔·사회노동위에 기금

"이제 한국불교는 산문 안에 머무르는 불교가 아니라 세상의 아픔 속으로 들어가는 불교가 돼야 합니다."
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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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선명상의 대중화'와 '행동하는 자비'를 전면에 내걸었다. 지난 4년간 종단 안정에 주력했다면 앞으로 4년은 사회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불교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진우스님은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38대 총무원장 취임법회에서 "지난 4년이 종단의 안정과 새로운 변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 그 토대 위에서 한국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향해 힘차게 도약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법회에는 조계종 원로·중앙종회와 전국 교구본사 스님, 이웃 종단·종교계 인사 등 약 5000명이 참석했다.

진우스님은 지난달 3일 치러진 제38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321명 가운데 183표를 얻어 138표를 받은 경우스님을 꺾고 연임에 성공했다. 조계종에서 총무원장이 연임한 것은 자승스님 이후 13년 만이다. 새 임기는 지난달 28일 시작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제38대 총무원장 취임법회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제38대 총무원장 취임법회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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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임기의 첫 화두는 '마음'이었다. 진우스님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과학·물질문명의 발전과 달리 현대인의 불안과 외로움, 분노와 갈등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질문명의 발전만큼이나 정신문명의 발전이 절실한 시대"라며 "몸의 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하듯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도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선명상을 특정 종교의 수행법을 넘어 '국민 마음운동'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학교와 일터, 가정과 군대 등 일상의 공간에서 종교와 세대를 넘어 누구나 선명상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이웃 종교에도 참여를 제안했다.


자비의 사회적 실천도 강조했다. 진우스님은 "자비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 병들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법회의 구성에도 이런 메시지가 반영됐다. 진우스님과 원로회의 의장이 입장할 때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비롯해 산재피해자 가족, 이주노조 관계자, 성소수자 인권단체 관계자, 12년 만에 복직한 KTX 승무원이 함께 행사장에 들어섰다. 종단이 두 번째 임기의 방향으로 내건 '세상의 아픔 속으로 들어가는 불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니르말 프라사드 바타라이 주한네팔대사대리에게 네팔 대홍수 피해복구기금 10만 달러를 전달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니르말 프라사드 바타라이 주한네팔대사대리에게 네팔 대홍수 피해복구기금 10만 달러를 전달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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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스님은 네팔 대홍수 피해 복구를 위해 10만달러, 약 1억4000만원의 지원금을 주한 네팔 대사대리에게 전달했다. 노동·사회 현장에서 활동해 온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에도 활동기금 1억원을 전달했다.


종단 내부에서는 수행과 복지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출가부터 교육과 수행, 전법과 복지, 열반까지 종단이 책임지는 체계를 확고히 해 "스님들이 생활과 노후를 걱정하기보다 수행과 전법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행자가 국민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청정승가'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개혁도 두 번째 임기의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공의로 묻고, 공감으로 하나 되며, 공심으로 실천하겠다"며 교구와 종도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고 밝혔다.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와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통하고 설득해 과감하게 바꾸겠다"고 했다. 화합을 변화하지 않는 명분으로 삼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진우스님은 이날 “안정에서 도약으로 한국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며 선명상의 대중화와 행동하는 자비를 두 번째 임기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진우스님은 이날 “안정에서 도약으로 한국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며 선명상의 대중화와 행동하는 자비를 두 번째 임기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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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유산의 보존과 세계화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전통사찰과 문화유산, 사찰림과 수행문화를 보존하는 동시에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선명상 등 한국불교의 정신문화가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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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스님은 "저부터 낮은 자리에서 듣겠다. 그러나 해야 할 일 앞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며 "안정에서 도약으로 한국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의 깨달음을 세상 속으로 펼쳐 국민의 마음에는 평안을, 우리 사회에는 화합을, 온 세계에는 자비와 평화가 가득하도록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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