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가자 한화오션 측이 이를 '불법 점거'로 규정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강인석 지회장 등 조합원 6명은 지난달 30일 낮 12시 30분께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 발판 조립장 크레인 두 곳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농성 이틀째인 1일에는 한화오션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 교섭을 재차 촉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 내 시스템 발판 조립장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경남본부]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 내 시스템 발판 조립장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경남본부]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원청교섭을 강제하지 못하고 법원이 한화오션의 단체교섭 회피와 시간 끌기를 계속 묵인한다면 하청노동자가 원청교섭 쟁취, 원청교섭 승리를 위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며 고공농성 취지를 밝혔다.

이어 "2022년 파업 투쟁이 노조법 개정의 밑불이 된 것처럼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지금 투쟁이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의 원청교섭 쟁취, 노동삼권 실현의 돌파구가 되고자 한다"고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본부가 경남 거제 한화오션 서문에서 원청 교섭 요구 고공농성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경남본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본부가 경남 거제 한화오션 서문에서 원청 교섭 요구 고공농성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경남본부]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한화오션은 "하청지회와의 교섭 의무와 별개로, 고공농성은 정당한 쟁의행위 범위로 인정할 수 없는 불법 점거라고 판단한다"라는 입장을 냈다.


또 "하청지회가 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 모두에 대한 성과금을 요구하며 가동 중인 필수 생산시설인 크레인 점거에 들어간 건, 통상적 쟁의행위의 정당성 수준을 현저히 벗어난 불법점거에 해당한다"라며 "명백한 노조법 위반이자 업무방해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초 원청 직원과 같은 비율의 성과급을 적용해 협력사 근로자 1만명에게 총 890억원을 지급했고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했다"라며 "그런데도 회사가 정상적 절차를 통해 법원 판단을 구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불법 점거 농성이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회사를 압박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서 "대형 구조물과 중장비가 상시 가동되는 조선소에서 고공농성을 지속하는 건 참여자 본인은 물론 현장 동료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정상적 사업장 운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안전은 어떤 가치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 내 시스템 발판 조립장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경남본부]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 내 시스템 발판 조립장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경남본부]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면서 "그간 하청지회에 대해 교섭 의사가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명확하게 밝혀왔고 시정신청과 조정신청 등 관련 절차에서도 같은 취지의 의사를 밝혔다"라며 "지금이라도 웰리브지회를 제외하고 하청지회 단독으로 교섭을 하겠다고 하면, 회사는 바로 교섭에 응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다만 "상생을 위한 노력과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은 별개 문제"라며 "협력사 근로자의 처우 개선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되, 불법행위와 안전 위협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농성 참여자들이 위험한 불법 행동을 중단하고 안전하게 현장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웰리브지회는 한화오션 사업장에서 사내 급식과 시설관리 등을 맡는 하도급업체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조이다.


노조는 지난 3월 10일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거통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의 공동교섭을 한화오션에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노조 측은 '한화오션이 웰리브지회와 교섭해야 하는 실질적 사용자인가'를 둘러싸고 갈등하고 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한화오션이 웰리브지회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나, 한화오션 측은 다른 회사 사례 등을 볼 때 이 판단에 대해 법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해당 결정의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법원에 판단을 요청한 상태다.


한화오션 측은 경남지역 대형마트, 다른 기업, 지자체, 공기업 등에서 급식사업 등을 하는 웰리브는 한화오션에 종속된 곳이 아닌 외주 업체로, 사내협력사로 선박 건조 작업을 함께하는 거통고하청지회와는 별개로 교섭해야 한다고 봤다.

AD

한화오션 노사는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