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BOK경제연구 : 환율급등 경험과 가계소비 간의 관계 분석'
최영준 한은 연구위원 "계층 간 소비 격차 살펴야"

환율 급등 경험이 많을수록 환율 급등기 가계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한국은행의 조사가 나왔다. 반복적인 환율 급등 경험이 쌓이면서 가계가 상대적으로 높은 환율 수준에 적응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환율 급등 경험 많은 X세대, MZ보다 소비 덜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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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1일 'BOK 경제연구:환율급등 경험과 가계소비 간의 관계 분석'을 통해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급등하더라도 가계소비는 당시보다 상대적으로 덜 위축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실질소득 감소를 통해 가계소비를 위축시킨다는 기존 연구들과 배치된다.

최 연구위원은 1998~2024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소비 위축 완화가 과거 환율 급등 경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가구주 연령과 환율을 결합하되, 최근 경험과 환율 급등기에 더 큰 가중치를 부여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환율 급등기를 1990년대 이전을 제외한 1997년 외환위기(41.7% 상승), 2001년 IT 버블 붕괴(14.2% 상승),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8.7% 상승)와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2년간 12.9% 상승), 2022년 이후 기조적 상승세 등으로 구분했다.

1997년 환율 급등 당시 가계소비와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하락한 후 느린 회복을 보였지만, 이후 환율 급등기에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빨리 회복되는 현상을 보였다.


적응적 소비행태는 기초소비재보다 통신비 등 선택재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선택재의 경우 기초소비재와 달리 지출 비용과 시기를 조정할 수 있어 과거 체득한 소비 조절 방식으로 채택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세대별로도 소비에 차이를 보였다. X세대(1970~1980년생)에서 환율 급등이 소비에 유의미한 양(+)의 값을 나타냈지만, MZ세대(1985년~2000년생)의 경우 음(-)의 값을 나타냈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 경제활동을 시작해 환율 급등 경험이 많은 X세대의 경우 환율 급등기에도 소비 위축이 제한적이지만 상대적으로 환율 급등 경험이 적은 MZ세대는 소비를 줄였다는 게 최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자산 규모별로는 자산 규모가 작거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모가 큰 가계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산규모가 적거나 부채가 크면 환율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작아 소비를 제한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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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연구위원은 "반복된 환율 급등 경험을 통해 가계가 구매력 충격 대응 방식을 학습하면서, 해당 충격을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인식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당국은 가계 특성에 따른 환율 수준 변화와 소비행태 간의 관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응 과정에서 계층 간 소비 격차가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대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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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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