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흰우유에 음용유 2.6만t 감축…'원유 쿼터' 협상 타결
6월 첫 회의 이후 석 달 만에 합의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국내 낙농가와 유업계가 내년부터 2년간 음용유용 물량을 2만6000t 줄이기로 합의했다. 해당 물량은 치즈, 버터 등 가공유용 물량으로 활용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에서 전날 진행한 원유 용도별 물량 조정 소위원회에서 생산자(낙농가)와 수요자(유업계) 측이 이러한 내용에 합의했다. 국내 원유 생산 총량은 유지하되 음용유용 물량을 2만6000t 감축하고, 가공유용 물량을 2만6000t 늘린다.
이에 따라 음용유용 물량은 현행 194만1000t에서 191만5000t으로, 가공유용 물량은 10만9000t에서 13만5000t으로 조정된다. 조정 물량은 2027~2028년 2년간 적용된다. 협상 대상 중 하나인 원유 가격은 지난 5월 원유 생산비 증감률 기준 미달에 따라 음용유용 1ℓ 당 1084원, 가공유용 882원으로 동결, 양측이 물량 협상을 진행해왔다.
2023년 도입된 원유 사용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에 따라 용도별 물량을 2년마다 조정하며 낙농진흥회가 이해당사자 간의 협상을 진행한다. 차등가격제는 우유의 쓰임새에 따라 원유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다. 소위원회에는 낙농진흥회 측과 생산자 대표 3인, 수요자 측 대표 3인이 참여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6월 30일 첫 회의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양측은 협상 초기부터 현재 시장 상황이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음용유 물량을 줄여야 하는 '과잉 1구간'(과잉률 5% 초과)에 해당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다만 과잉 물량 산정 기준을 놓고 입장차가 커 예상보다 협상 기간이 길어졌다. 유업계는 운영 규정상 음용유 쿼터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낙농가는 지난해 실질 음용유 구매량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맞섰다.
합의가 이뤄진 회의에서는 최종 감축 물량이 어느 한쪽 기준을 택하기보다 양측 입장 사이의 중간치 수준에서 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크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예상 범위 안에서 일정 부분 조정 합의가 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차등가격제는 흰우유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가격을 이원화해 매입하도록 마련한 제도다. 2023년 도입 전까지만 해도 유업계는 용도 구분 없이 원유를 동일한 가격으로 낙농가로부터 매입했다. 하지만 마시는 우유(음용유)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등 유가공품(가공유) 수요가 늘어나자 이 제도가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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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에도 소비 패턴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업계는 음용유 물량이 실제 수요보다 많은 상황에서 가공유 물량이 부족해 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낙농가에서는 유업계가 제도를 활용해 단가가 낮은 수입산 유제품을 확대 사용하고 있다며 낙농가로부터 실제 매입하는 물량이 쿼터로 정해진 물량을 밑돌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흰 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5% 감소한 수치이자 10년 전인 2016년 (27㎏)에 비해 18% 줄어들었다. 흰 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1980년대 후반 이후 소비량이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21년 음용유용 원유량은 175만3481t에서 지난해 160만7678t으로 8.3% 감소했다. 반면 가공유용 원유는 같은 기간 22.2% 증가해 지난해 34만3305t으로 집계됐다. 전체 원유 생산량 중 사용 비중을 보면 음용유용 원유가 2021년 86.2%에서 지난해 82.4%로 3.8%포인트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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