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전체 프로젝트 묶어 '리스크 풀링'
원리금 회수 전까지 한미 수익배분 5대5 유지
사업성 훼손 땐 사업계획·배분비율 재조정
정부는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과정에서 한국이 투자 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50%를 배분받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개별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한미 간 수익 배분비율을 다시 조정할 수 있는 장치도 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대미투자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원리금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였다"며 "리스크 풀링(Risk Pooling)을 보면 MOU에서 두루뭉술하게 했던 것을 이번에는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대미 전략투자는 하나의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 아래 개별 사업을 담당하는 복수의 P-SPV를 두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별 사업에서 발생하는 투자금과 수익을 I-SPV에서 통합 관리해 한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이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에 투입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할 때까지 모든 개별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한미가 5대5로 나눈다. 한국의 원리금 회수가 끝나기 전에는 당초 MOU에 따른 1대9 수익배분으로 전환하지 않는다. 김 장관은 "어느 한 프로젝트 선정도 중요하지만, 하나가 안 될 경우 다른 프로젝트까지 포함해 전체 프로젝트를 보는 것"이라며 리스크 풀링의 취지를 설명했다.
사업성이 당초 예상보다 나빠질 경우에는 수익배분 자체를 다시 협상할 수 있다. 김 장관은 "사업이 훼손되고 수익성에 문제가 되면 이번에 확보한 것은 수익을 조정하는 것"이라며 "5대5 가지고 안 되겠다면 9를 달라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져오지는 못하더라도 다른 수익까지 포함해서 원리금이 회수될 때까지는 9대1로 못 바꾼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되면 한미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사업예산, 양국 간 수익 배분비율 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 규모가 당초 합의를 넘어서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뒀다. 한미는 MOU에서 정한 연간 200억달러, 총 2000억달러의 투자한도를 구속력 있는 법적 계약에 명문화했다. 원전이나 알래스카 LNG 등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비가 변동하더라도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한도 자체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김 장관은 사업성이 크게 훼손될 경우 출자를 중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대미투자 이행과 관세가 연계돼 있는 만큼 실제 출자 중단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출자 중단은 MOU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그러면 관세를 올리겠다고 돼 있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에서 곧바로 빠져나오기보다는 수익을 조정하고 다른 프로젝트의 수익까지 묶어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를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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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 밖에도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자금 사용처 등 주요 자료에 대한 정보권을 확보했다. 사업 범위의 중대한 변경이나 지분 발행·양도 등 한국의 투자 이해관계와 관련된 주요 사안에는 동의권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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