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500억달러"…트럼프 발표에도 사업성 여전히 변수
러트닉 "500억달러 넘게 투자"…수십년 숙원사업 돌파구 기대
한국 정부는 아직 '추후 협의'
세제지원·최종투자결정·구속력 있는 구매계약 관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9.23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와 관련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500억달러가 넘는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측은 경제성과 사업성 문제로 진전을 거듭하지 못했던 알래스카 LNG 사업이 한국의 대규모 자금 참여를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를 아직 확정된 투자사업이 아닌 추후 협의 과제로 분류하고 있어 최종투자결정(FID)과 금융조달, 장기 구매계약 등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상원의원 등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한 발표에서한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투자하고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도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텍사스주 엔시날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223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프로젝트 1호로 확정했을 뿐 알래스카와 원전 사업은 추후 협의 과제로 남겨놓은 상태다. 미국 측의 발표와 한국 정부의 사업 확정 절차 사이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대미투자 관련 발표에 이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5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래스카는 미국에서 천연자원이 가장 풍부한 주"라면서 "50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통해 알래스카의 엄청난 천연자원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래스카 주민들이 먼저 가스를 사용해 비용을 낮춘 뒤 동남아시아 전체가 미국으로부터 가스를 공급받게 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가 천연가스를 비롯한 천연자원을 미국에 의존하게 되면서 세계가 미국을 바라보고 미국과 관계를 맺는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년 숙원사업에 '대형 투자'…알래스카는 기대
알래스카 현지에서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오랫동안 답보 상태였던 LNG 사업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해 연안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로 운송한 뒤 액화해 수출하는 대형 사업이다. 개발사 글렌판은 가스관을 2028년 기계적으로 완공하고 2029년 첫 가스를 공급하는 일정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LNG 수출 목표는 연간 2000만t 규모다.
알래스카 현지 매체들은 사업이 실제 착공까지 이어질 경우 트랜스알래스카 송유관 이후 알래스카에서 가장 큰 경제개발 사업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동시에 해외 수출을 통해 새로운 경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현지에서도 이번 발표를 사업 확정과 동일시하지는 않는다. 투자 규모와 자금조달 방식, 착공을 위한 구체적인 승인 절차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돈은 들어오나"…FID·구매계약이 첫 관문
가장 큰 변수는 최종투자결정이다.
개발사는 당초 최종투자결정을 앞두고 사업에 필요한 LNG 구매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연간 1300만t 규모의 구매 관련 약속을 확보했고 일본 JERA와 도쿄가스 등과도 예비적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금융을 실제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단순한 구매 의향이나 예비계약을 넘어 금융기관이 인정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장기 구매계약이 필요하다.
알래스카 LNG의 경제성은 결국 LNG 가격과 생산·운송비, 금융비용, 장기 구매계약 조건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한국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사업 자체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충분하지 않다면 추가적인 정부 지원이나 위험분담 구조가 필요할 수 있다.
알래스카 주정부의 세제지원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알래스카 의회에서는 LNG 가스관에 대한 재산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놓고 논의가 이어져왔다. 개발사 측은 대규모 세제지원이 사업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주의회에서는 세수 감소와 사업이 중단될 경우 주정부가 떠안게 될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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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부가 프로젝트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도 변수다. 사업비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주정부와 투자자들이 추가 자금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도 결정해야 한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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