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 아기도 안락사' 네덜란드, 안락사 확대 법안 첫 실행 사례 나와
생후 24개월 앞둔 난치병 아동 안락사
네덜란드가 안락사 확대 법안에 따라 1세 아기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BS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중증 질환을 앓는 1~12세 아동에 대한 생명 종결 규정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해당 절차에 따라 생을 마감한 아동 사례가 공개됐다.
네덜란드 정부 산하 심사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아동은 가족이 해외에 머물던 시기 임신 26주 3일 만에 극심한 조산으로 태어났다. 이후 여러 합병증을 겪었으며, 반복적인 감염이 패혈증으로 이어졌다.
생후 약 4개월 반이 됐을 때 네덜란드로 옮겨진 후 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광범위한 뇌 손상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경직성 뇌성마비가 발생했고, 시각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뇌성 시각장애도 나타났다. 생후 8개월 무렵에는 영아 연축 증후군이라는 심각한 수준의 간질도 진단받았다.
아동은 치료를 거듭해도 호전되지 않았다. 2세가 되기 직전 실시된 평가에서 아동의 실제 발달 수준은 생후 약 6주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의료진은 해당 아동이 운동 능력뿐 아니라 행동과 성격 등 인간의 거의 모든 기능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고, 개선될 가능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아동의 주치의는 다른 지역의 의료진에게 의견을 요청했다. 일부 의사들은 아동이 지속해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간질 발작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는 약물치료 등을 아직 시도해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주치의는 조언에 따라 추가적인 치료를 시도했다. 그러나 새로운 부작용이 발생해 해당 치료를 중단했다.
다시 열린 심사에서 주치의를 제외한 두 번째 의료진은 아동이 겪는 고통이 명백하고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며 더는 고통을 끝낼 합리적인 치료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다.
아동의 부모도 당시 오랜 숙고 끝에 아동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생명 종결을 요청했다. 아동의 의사 표현이 불가능했던 만큼 부모의 전적인 동의를 바탕으로 절차가 진행됐다. 주치의는 네덜란드가 규정하는 생명 종결 요건이 충족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뒤 안락사 허가 판정을 냈다. 생후 24개월을 앞둔 아동에 대한 안락사는 새 규정에 따라 당국에 보고된 첫 사례가 됐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성인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이후 1세 이상 12세 미만 난치병 아동을 2024년부터 적용 대상에 추가했다. 아동 안락사의 경우 '회복 가능성이 없을 것', '지속적이고 견디기 힘든 고통이 수반될 것', '이를 완화할 대안이 없을 것', '독립된 전문의의 2차 소견을 거칠 것' 등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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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든 안락사 사례는 생명 종결 심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안락사를 불법적으로 시행한 의사는 최대 12년의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네덜란드에서는 조력 자살(의료적 지원을 통한 죽음) 또는 안락사로 인한 사망자는 2024년 대비 3.8% 증가한 1만34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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