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진 대표 "실물 대체 아닌 결합"
NFC·QR 플랫폼 앨범으로 승부수
LDH 재팬과 파트너십, 일본 법인 설립도
콤팩트디스크(CD) 시장이 축소되는 흐름 속에서도 일본 음악 시장은 '실물 소장' 문화를 고수한다. 한국 엔터테크 기업이 이 틈을 파고들어 실물과 디지털을 결합한 현지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물 패키지를 밀어내는 대신, 근거리무선통신(NFC)과 큐알(QR) 코드를 결합한 플랫폼 앨범으로 일본 팬덤의 소유욕과 지식재산권(IP) 홀더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전수진 네모즈랩 대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30일 도쿄에서 주최한 '한·일 콘텐츠 공동제작 위크'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 "일본 팬들에게 디지털 앨범을 살 것인가를 묻는 대신, 좋아하는 실물에 풍부한 디지털 경험을 결합할 때 새로운 시장이 창출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이 충분히 성장했음에도 패키지 상품에 대한 구매 선호가 뚜렷하다. 전 대표는 "디지털이 실물을 대체한다고 접근하면 시장과 맞지 않는다"며 "실물의 가치를 온전히 유지하면서 디지털의 장점을 더하는 역발상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네모즈랩은 한국에서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이식하지 않았다. 일본 아티스트와 팬들이 요구하는 디자인과 패키지 기준에 맞춰 제품을 전면 재조정했다. 빠른 실행을 중시하는 국내 업계와 달리, 일본은 서비스 출시 이후 권리 관계부터 고객 대응까지 사전에 세밀하게 검증한다.
전 대표는 "일본에서의 신뢰는 한 번의 좋은 제안보다 작은 약속을 계속 지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며 "TV 아사히의 프루츠 지퍼 프로젝트, 연예기획사 호리프로 등과 협업하며 일본의 의사결정 방식과 품질 기준을 체득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쌓인 신뢰는 일본 대형 기획사와의 협업으로 이어졌다. 네모즈랩은 LDH 재팬과 단순 앨범 제작을 넘어 전용 플랫폼 'LDH 크로스 네모즈(LDH x NEMOZ)'를 공동 구축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자체 온라인 스토어 '네모즈샵 재팬' 운영을 중단하고, 아마존·타워레코드 등 기존 현지 유통망에 실물 상품 판매를 전면 위임했다.
전 대표는 "상품 판매를 탄탄한 기존 유통망에 전적으로 맡기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역할에만 집중하는 명확한 분업 구조를 세웠다"고 밝혔다.
인력과 자원 운영은 공적 지원과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로 보완한다. 네모즈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KOCCA CKL TOKYO에 입주해 초기 사무 공간과 비즈니스 매칭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콘진원 창업도약 프로그램을 통해 다국어 K팝 데이터 기반의 '네모 AI'도 개발해 실무에 투입했다. AI는 가사와 앨범 정보 번역 등을 처리하고, 핵심 인력은 파트너 협상과 상품 기획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한다.
네모즈랩 회원의 80%는 해외 이용자다. 모바일 접근성과 다국어 지원을 중시하는 북미·동남아와 달리, 일본 이용자들은 패키지 마감과 한정판 여부를 구매의 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네모즈랩은 이런 차이를 반영해 지역별로 플랫폼 기능을 구분해 제공한다. 장기적으로 일본을 글로벌 확장의 핵심 시장으로 본다. 지난해 12월 기술보증기금(KIBO)에서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인력 채용과 IP 협업에 자원을 집중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나이·소득 안 따지고 무조건 10만원 준다"…전 ...
전 대표는 "한·일 콘텐츠 공동제작 위크를 통해 음악은 물론 일본의 강력한 캐릭터·애니메이션 IP와 네모즈랩 플랫폼 기술을 결합하고 싶다"며 "일본의 좋은 IP를 현지 소비에 머물게 하지 않고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팬들에게 직접 연결하는 핵심 콘텐츠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