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연봉의 벽' 더 빨리 도달
130만엔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 잃어 보험료↑

최저임금이 오르면 더 많이 일해 소득을 늘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일본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급이 오르자 오히려 근무시간을 줄이는 파트타임 근로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일정 소득을 넘으면 세금과 사회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이른바 '연봉의 벽'을 피하기 위해서다.

물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성. 게티 이미지

물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성.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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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토추 종합연구소가 취업구조 기본조사 등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 올해 4~6월 '연봉의 벽'을 의식해 근무시간을 줄인 단시간 근로자는 408만명에 달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약 20%가 세금과 사회보험 부담을 고려해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30만엔 넘으면 보험료 부담…시급 올랐는데 근무시간 '뚝'

일본에서는 연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부담이 늘어 실질적인 소득 증가 폭이 줄어드는 구간을 '연봉의 벽'이라고 부른다. 연봉의 벽은 크게 일정 소득을 넘으면 세금 부담이 발생하거나 공제 혜택이 달라지는 '세제상의 벽'과, 본인이 직접 사회보험료를 부담하게 되는 '사회보험상의 벽'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사회보험 기준으로는 106만 엔과 130만 엔이 꼽혀 왔다.


이 기준선들을 넘는 순간 공제 혜택 소멸과 보험료 급증으로 인해 '더 일할수록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수많은 시간제 근로자들이 연말마다 의도적으로 근무를 줄이는 취업 조절 문제가 반복되어 왔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소득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는 기준을 연 178만엔으로 높이고 오는 10월1일부터 사회보험 가입과 관련한 '106만엔의 벽'도 폐지하기로 했다.

일본은 2024년 12월 2일부터 기존 종이·플라스틱 형태의 건강보험증 발급을 중단하고, 마이넘버카드(일본의 주민등록증)에 건강보험증을 연동한 마이나 보험증(마이나 보험증) 체제로 전면 전환했다. The Japan News

일본은 2024년 12월 2일부터 기존 종이·플라스틱 형태의 건강보험증 발급을 중단하고, 마이넘버카드(일본의 주민등록증)에 건강보험증을 연동한 마이나 보험증(마이나 보험증) 체제로 전면 전환했다. The Japa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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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우자의 사회보험 피부양자 자격과 관련된 연 소득 130만엔 기준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를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본인이 보험료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소득과 별개로 주당 20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에도 사회보험 가입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이 같은 기준에 더 빨리 도달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2026회계연도 최저임금 전국 가중평균은 시간당 1177엔(약 1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56엔 올랐다. 새 최저임금은 지역별로 오는 10월1일부터 12월 2일 사이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이에 일부 파트타임 근로자들은 소득 기준을 넘지 않기 위해 시급이 오른 만큼 근무시간을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다.

'만성 노동력 부족' 日, 외식업계 구인난 더 심해질 수 있어

실제 통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단시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근로시간은 79.1시간으로 2019년보다 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단시간 근로자는 5% 증가한 1614만명에 달했지만, 전체 노동 공급량은 오히려 2% 줄었다.

일본 도쿄에서 구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시급 1250~1300엔 선의 공고가 올라와 있다. Nihonarubaito.com

일본 도쿄에서 구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시급 1250~1300엔 선의 공고가 올라와 있다. Nihonarubai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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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타임 인력 의존도가 높은 소매·외식·급식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올해 1~9월 공개된 비정규직 채용 공고 402만건 가운데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조절해 준다"는 내용의 공고는 7.7%를 차지했다. 특히 슈퍼마켓 업종에서는 이 같은 공고 비중이 22.7%에 달했다. 일부 기업은 아예 '주 20시간 미만'을 채용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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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로서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 가계소득을 높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있지만, 기존 세금·사회보험 기준 때문에 일부 근로자들이 오히려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어 "파트타임 근로자들의 근무시간 감소가 소매·외식 등 인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구인난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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