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발작 때와 달라
금리 수준보다 이익 성장이 핵심
현금 창출력 높은 대형 우량주 주목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 환경이 길어지고 있으나 미국 경제와 인공지능(AI) 기술 투자는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금리 압박을 넘어 AI 생태계가 창출하는 실제 수익성과 전력·인프라 등 공급 병목의 해소 여부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장기금리 5% 돌파를 과거 스태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 공포와 동일선상에서 볼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리 5% 버틸 만 하다고?…"美 고성장·AI 수익성이 충격 상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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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금리 발작 당시 주식시장이 -10% 내외의 조정을 겪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유의미한 조정이 없었다. 당시에는 경기침체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장기금리가 치솟자 경기 전망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진 반면 현재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MOVE 지수도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미국 명목성장률은 6.5%를 기록했으며, 이러한 추세 변화를 감안하면 미국채 10년물 5% 수준은 현 경제 여건상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장기채 금리의 장기 평균은 4~5%, 소비자물가지수(CPI) 장기평균 역시 3% 내외다. 지난 2010년대가 유례없는 저물가·저금리 시대였을 뿐 지금은 뉴노멀이 아니라 평상시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재 미국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AI는 금리에 민감한 섹터가 아니다. 금리에 민감한 부문은 이미 부진한 상태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최근 시장금리나 정책금리가 오르더라도 미국 경기가 당장 꺾일 위험은 낮다는 평가다.

장기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의 불안을 키웠던 주요 원인은 빅테크 업체들의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잉여현금흐름(FCF)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투자에 나서며 올해 들어 채권 발행을 적극 늘렸기 때문이다. 대규모 채권 발행이 시장 금리를 밀어 올리고 이자 부담을 키워 결국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오라클을 제외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재무 건전성과 막대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감안할 때 심각한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금리 5% 버틸 만 하다고?…"美 고성장·AI 수익성이 충격 상쇄" 원본보기 아이콘

유진투자증권 역시 금리 상승이 견고한 경제 성장을 반영한 측면이 크며, 금리 레벨보다는 기업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10년 국채금리 5%가 임계점이라는 증거는 뚜렷하지 않으며, 역사적으로 5.5~6.0%까지는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유지됐다고 지적했다. 2000~2010년대에 비해 미국과 유럽의 명목 경제성장률이 높은 데다 5%를 상회했던 2007년 7월과 비교해도 현재 실질 성장률은 0.2%포인트, 물가는 0.7%포인트 더 높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는 금리보다 이익 성장 기대다. 미국 기업이익 증가율이 14%를 상회하는 국면에서는 양의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10년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속도에 비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최근 제기된 AI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잡음은 수요 문제가 아닌 전력과 인허가 등 공급 측 병목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시장의 AI 속도조절론 우려는 과도하다고 짚었다.


향후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시장 자금은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을 입증하는 대형 우량주로 압축될 전망이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나면 시장의 관심은 AI 생태계가 높은 성장성과 수익화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지로 다시 이동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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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를수록 중소형주로의 확산은 제약되며 소수 대형주 위주로 재편된다"며 "가격 결정력과 이익 증가 속도가 높은 기술·에너지가 소비재보다 유리하며, 국내 증시에서는 금리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이 높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반도체, 증권, 조선, 에너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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