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아닌 아파트 불패…아파트에만 욕망 집중"
"'강남 불패'라는 서사적 거품 빠지는 중…세대교체될 것"
"공급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신속형 늘려야"
"전월세 시장 안정이 더 절실, 기업형 임대 공급 꼭 필요"
"집에 대한 주거와 투자 개념은 50대 50이 바람직"
"성향 따라 내집 마련 정공법과 금융투자 우회 선택해야"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자산관리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자산관리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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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15억원 수준의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지금 30대, 40대 고소득 맞벌이 부부가 엄청난 차별화와 분절화를 만들어내는 부동산 시장 교란세력이자 핵심 수요층이다."


"정부는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불안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무주택자들이 전세 부족, 전세가 상승 때문에 떠밀려서 집을 사는 것은 좀 불쌍한 것이다."

30여년간 부동산 시장을 분석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인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을 이같이 평가했다.


박 위원은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아파트 공급을 아무리 빨리 늘리겠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패스트푸드형 주택을 지원해 공급을 신속하게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매매 시장의 안정보다는 전월세 시장의 안정이 더 절실한 문제인 만큼 기존 주택시장을 교란하지 않으면서 전월세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업형 민간 임대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강남 초고가 주택의 가격 하락에 대해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고령화 가속화 때문에 소득 현금흐름이 없는 고령층이 주택수를 줄이거나 1주택을 팔고 금융자산화하고 있다"며 "핵심부의 가격 하락은 장기적 트렌드로 이어지지는 않고, 경제력 있는 사람으로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0여년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셨는데, 큰 틀에서 바라보면 어떤가.

▲'부동산' 불패 신화가 남아있다고 착각하는데 지금은 '아파트' 불패 신화다. 토지, 상가, 지식산업센터, 분양형 호텔, 꼬마빌딩 등 틈새상품이 애물단지가 됐다. 지금 욕망구조는 오직 아파트다. 빌라도 재개발 구역에 있는, 즉 아파트가 될 만한 것들을 노린다. 지난해 주택 거래 중 아파트 비중을 보면 전국 기준 78.5%다. 서울(65.6%)보다 광주(93%), 대구와 울산(91%), 부산(84.4%), 경기(81.7%) 등이 더 높다. 아파트는 21세기에 가장 진화된 주거 형태다. 아파트만큼 현대화되고 편안한 공간이 없다. 표준화되고 규격화돼 있어서 준금융상품에 가깝다. 언제든 사고팔 수 있고, 가치저장 수단이 된다.


-또 다른 현상도 있나.

▲시장 흐름이 전광석화와 같다. 스마트폰 시대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떨어지고 생각보다 빨리 반등이 온다. 마치 시속 100㎞로 달리는 코끼리떼를 보는 느낌이다. 그래서 통계가 잘 안 맞는다. 표본 통계와 실거래가가 6개월 이상 차이 나기도 한다. 뒷북 통계다.


또 지금은 단군 이래 가장 재무지능이 뛰어난 세대다. '투자 중독증' 세대라고 해야 할 정도다. 정부가 시장에 신호를 보내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이용해서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하나 하고 이기적으로 받아들인다. 재건축 규제를 하면 주택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요가 둔화돼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오히려 공급이 줄어든다는 쪽으로 굴절해서 받아들이면 재건축 규제에도 가격이 올라버린다.


마지막으로는 지금 30대, 40대 고소득 맞벌이 부부가 주력 세대로 급부상하면서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들이 엄청난 차별화와 분절화를 만들어내는 시장 교란세력이자 핵심 수요층이다. 동년배 격차가 30대에서 가장 심하다. '결혼 레버리지'라는 말이 있는데 대출도 훨씬 많이 나온다. 집을 사기 위해 결혼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다. 국민은행 통계 기준으로,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10이 붕괴됐다. 주택가격이 10년간 가구소득보다 낮다는 건데,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이 딱 10이다. 경기가 8.5, 인천이 7.8이다. 2022년에는 서울이 14~15였다.


-우리나라에서 집이라는 게 많은 욕망이 투영돼 있는 결정체라는 생각도 든다. 늦기 전에 집을 사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구가 가장 크다.

▲부동산에 대한 이중성이 극단적이다. 부동산 재테크와 부동산 혐오증이 공존한다. 부동산 재테크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려는 소유 욕망의 극단적 표현이다. 욕망 그 자체는 직설적이고 노골적인데, 그걸 그대로 게걸스럽게 드러내면 주위의 반발을 부른다. 그래서 "나는 투기가 아니다" "실거주하기 위해 매입한 것이다" "집 하나밖에 없는데 죄악시하나" 등 얘기를 한다. 그래서 부동산은 삼계탕이 아니라 보신탕이다. 보신탕은 몰래 먹는다. 소유 욕망이 극대화된 부동산은 아직 음습한 밀실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0% 실수요는 없다. 실수요로 들어갔어도 주변 집값이 폭등하면 또 욕망이 바뀐다. 언제든지 투기적 수요로 돌변할 수 있다. 욕망의 무한연쇄라는 말도 한다. 진짜 당신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 스며든 것이다.


-우리나라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집이 어디냐, 자가냐 전세냐, 아파트냐 빌라냐 등에 따라 계층이 나뉜다는 느낌이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이 가치를 전도시킨다는 것 아닌가. 사는(living) 집(home)을 사는(buying) 하우스(house)로 바꿔버린다. 미술품도 자산화해버리고. 사람들은 아파트를 가격으로 환원하는 데 익숙하다.


-그걸 부정할 수 없고, 현실이니까 어쩔 수 없다?

▲부정해버리면 '갓 쓰고 오토바이 타는' 꼴이다. 집은 무조건 홈(home)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현실에 기반한 게 아닌 것 같다. 대부분 사람들과 반대로 가다가 안 좋게 된 사례를 많이 봤다. 시골 주택은 가능하겠지.


어디까지 인간의 욕망과 물신주의를 받아들일 거냐의 문제이긴 한데,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홈(home)과 하우스(house)의 균형을 얘기한다. 50대 50으로 가져가라. 지금보다 홈의 비중을 높여라. 왜냐면 최근 워낙 가격변동성이 커서, 홈의 비중이 높으면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보면 대출 규제와 세제개편안이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을 겨냥하고 있다. 현재 강남 3구 초고가 아파트 가격은 떨어졌지만, 서울의 10억~15억원 수준 중저가 아파트 가격은 상승했다.

▲과세표준 6억원은 시세 35억~3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국에서 30억 초과 주택은 약 1%, 16만8000가구 수준이고 40억 초과 주택은 0.4%, 약 6만5000가구다. 강남 아파트는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의 '텐트 폴(tent pole·선도)' 지역이나 안전자산으로 간주됐다.


이번처럼 세금 중과세에 중심 지역이 먼저 하락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017년 8·2 대책 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에도 강남이 오르고 외곽이 침체됐다. 그러나 세금 민감도가 높은 고령자 수가 늘고 있다. 2017년 고령인구 비율은 전국 기준 14%였는데 올해 22%가 됐다. 2024년 종합부동산세 납부액 중 60세 이상이 57%를 차지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30%대인 것을 보면 매매가격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강남 불패' 등 서사적 거품(Narrative Bubble)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고령자들의 대응은 다주택자의 주택수 줄이기 또는 고가 1주택자의 주거 다운사이징(downsizing)과 금융시장으로 머니무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핵심부의 디스카운트(discount)가 장기적 트렌드로 이어지진 않고, 경제력(소득 등 현금흐름) 있는 사람으로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 강남은 진짜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경제적 해자가 있으니까. 서울 중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은 서두에서 얘기한 30대, 40대 고소득 맞벌이 부부의 매수세로 설명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자산관리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자산관리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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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는 어떻게 평가하나. 고가주택을 사려면 대출 말고 자기 돈으로 사라는 식인 것 같은데.

▲실수요자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진입을 노린 젊은 고소득층이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항변한다. 아직 20~30년 일하며 대출을 갚을 수 있는데 왜 대출 문을 닫느냐는 것이다. 현금 부자나 금수저가 아닌 이상 이제 강남권이나 '마용성' 진입은 엄두를 내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개인에 너무 초점을 맞추면 균형을 잃기 쉽다. 공동체의 주거안정, 가계부채 연착륙이라는 점도 같이 봐야 한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완전무결한 대책은 현실적으로 없다.


-정확한 지적인 것 같다. 정부가 어떤 부동산 정책을 시행해도 이해관계가 다 다르다. 약 50%를 차지하는 무주택자가 있고, 주택 보유자도 서울 주택 보유자, 서울 안에서도 강남 주택 보유자와 외곽주택 보유자, 아파트 보유자와 빌라·단독주택 보유자 등으로 나뉜다. 지방 주택 보유자도 있다. 만족하는 사람은 가만히 있고 불만 많은 사람들은 목소리를 크게 낸다. 언론도 비판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불만 목소리를 크게 보도한다.

▲정책에는 언제나 음과 양이 공존한다. 모든 정책에는 대가, 즉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경제학은 같은 현상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학문이다.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하지만,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완전무결한 대책이나 마법 같은 대책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개인과 공동체 중 과연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정책적 목표들은 대체로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욕망을 모두 충족시킨다고 해서 공동체의 이익이 자연스럽게 극대화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에는 이른바 구성의 오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책은 국가 경제 전체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저울질해 전자에 더 중심을 두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개인과 공동체 가운데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 시각보다는 더욱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다주택자를 세금 등으로 옥죄는 규제는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고 봐야 하나.

▲다주택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시장이 급등할 때와 급락할 때 사뭇 다르다. 시장이 급락할 때 다주택자는 침체된 시장을 떠받쳐주는 튼실한 수요층 역할을 하기에 시선이 그리 나쁘지 않다. 특히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지방의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다주택자는 오히려 우대받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처럼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 그것도 집값이 다락같이 치솟는 상황이라면 이들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주택이 턱없이 모자라던 조선시대에도 고관대작들은 집을 한 채만 갖도록 규제했는데, 이는 당시의 이러한 상황과 유사하다. 이처럼 다주택자를 향한 시선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요즘은 조정대상지역인 서울에서 집을 두 채 이상 사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취득세만 해도 8%를 내야 하는 데다 집값 자체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시장 논리가 항상 최선인 것은 아니다. 규제를 완화했을 때 발생할 후폭풍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언제나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기존 주택시장을 교란하지 않으면서 전월세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기업형 민간 임대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장기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 혜택과 금융 인센티브를 대폭 제공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대책 발표하면 항상 "공급이 관건이다. 공급대책이 부족하다"고 한다. 공급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나.

▲세금과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를 억누르기도 해야 하지만 어쨌든 공급이 가장 정직한 수요 시장 안정책이긴 하다. 그런데 지속적인 택지 공급 등을 해야 하고, 아파트 짓는 데 10년 정도 걸린다. 많은 사람들이 근본적 대책을 얘기하는데 대부분 이데아적 세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근본적 대책은 그만큼 희생과 부작용이 따른다. 용산 공원 부지에 아파트 짓자는 것도 마찬가지다. 모든 대책은 상식과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 최근 세제개편안이나 농지조사도 보완대책 내놓고 하는 걸 보면, 현실보다 좀 앞서 갔다는 걸 시사하는 것이다. 치밀하게 시장과 교감해야 한다. 진영논리에 빠져버리면 균형점을 잃어버린다.


공급을 빨리 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은 패스트푸드형, 즉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요즘 젊은 여성들은 '안전 강박증'이라고 할만큼 안전을 중요시하는데 거기 해당하는 주택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같은 것은 용적률이 높으니까 공급도 극대화할 수 있다. 그쪽은 규제도 더 풀어야 한다.


-최근 전월세 급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

▲매매 중심 시장의 안정보다는 전월세 중심의 주거 안정이 더 절실한 문제다. 시장 안정과 주거 안정은 서로 맞물려 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드니까 아예 집을 사버리는 것이다. 강남은 전세 시장이 불안해진다 하더라도 매매 시장을 자극하지 않는다. 그런데 강북이나 경기, 인천 등 이런 쪽은 다르다. 지금은 전세 부족형 집값 상승세다. 과거에는 '60%룰'이라는 게 있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60% 이상이면 매매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60%가 안 되는 데도 매매가를 밀어올린다.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니까 집을 사려는 것이다. 지금 집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불쌍한 사람들이다.


-떠밀려서 사야 하니까 불쌍하다?

▲지금은 기존에 집 있는 사람이 하나 더 사지 않는다. 무주택자들이 떠밀려서 산다. 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팽배해지면 펀더멘털을 이탈해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 그래서 시장과 정부는 신호를 주고받는 관계다. 정부의 신호가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려면 단단한 믿음의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여러 가지 원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참여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게 필요하다. 주택 구매력을 갖고 있는 30대, 40대 고소득 맞벌이 부부 등 시장 교란 세력을 어떻게 끌고 갈 건지 고민을 좀 해야 한다.


-아까 이념적인 것도 얘기했는데 종부세 등 보유세를 올리는 건 어떻게 보나.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보유세 올리는 것에 대해, 전체 가구의 약 50%인 무주택자들은 좋게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 부동산의 가장 큰 특징은 '분노 사회'라고 본다. 무주택자들은 전세가 상승, 박탈감 등 그 절망감 때문에 분노하고, 1주택자는 갈아타기 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게 한다고 분노한다. 다주택자들은 "내가 전월세 주택 공급하는 사람인데, 나 때문에 세입자들이 살고 있는데 왜 나를 괴롭히냐"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불확실성 지수가 가장 높다고 하는데,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인의 심리적 특성 6가지 중 하나로 불확실성 회피를 꼽았다. 불확실성 회피가 강하다 보니까 이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흑백논리로 간다. 가운데를 못 견딘다. 또 하나는 권위 편향이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오피니언 리더나 인플루언서한테 그냥 맹목적으로 따르는 거다. 자신이 없으니까. 결국 불확실성 자체를 견뎌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못 견딘다. 그래서 보유세 같은 부동산 정책도 극단으로 가는 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자산관리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자산관리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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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금리상승기인데, 금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나.

▲금리 인상은 곧바로 반영되기보다 누적적 효과다. 금리는 자산시장의 중력이어서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힘이 크게 세지는 순간, 즉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급격하게 변하는 시점)가 중요하다. 현재 기준금리 3%인데, 한국은행이 한번 더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있다. 2023년 초에 기준금리가 3.5%로 올라서 2024년 8월까지 유지되고 10월부터 인하됐다. 3.5%를 넘는다면 우리나라도 고금리 시대를 맞이하는 셈이다. 2022년 집값 급락(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22.05% 하락)이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슈퍼 예산안(약 821조원)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도 있어서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압력을 희석시킬 가능성은 있다.


-30대 무주택자들에게 집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은? 내집 하나 마련하는 건 꼭 필요한 것 같은데. 최근 젊은층에서는 부동산보다는 주식 등 금융투자를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비중이 늘어난 것 같다.

▲획일화된 정답은 없다. 무리해서라도 대출까지 끌어당겨 내집 마련을 하는 정공법과 금융투자로 성공해서 집을 사는 우회전략이 있을 텐데, 각자 자기 성향에 맞는 걸 선택해야 한다. 주택 매수 타이밍을 재기보다 필요할 때 산다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금융투자는 최근 3년간 나의 실적을 보면 된다. 투자 멘털과 경쟁력을 따져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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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주택은 자산 불평등의 결정적 요인이다. 국토연구원의 2020년 조사 결과 자산 불평등 요인의 67%다. 어디에, 어떤 집을 사느냐가 주거 자산화와 주거 자본주의를 초래했다. 그러나 지금은 비대면 투자가 일상화돼 있다. 주식과 코인 중심의 금융투자가 트렌드가 될 듯하다. 부동산 몰빵 사회에서는 지방이 불이익을 받았는데 이제는 지역적 한계가 극복되는 것일 수도 있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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