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188조 실적' 기대감
증권가, 목표주가 줄상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가 18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증권가의 눈높이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실적 개선을 이끄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메모리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속도와 메모리 가격 상승세 둔화 여부에 따라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삼성전자, 사상 첫 분기 영업익 100조원 전망…SK하이닉스도 최대 실적 예고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0조28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2조1661억 원) 대비 무려 806% 폭증한 수치이자, 직전 분기(89조4924억 원)보다도 23% 급증한 결과다. 전망치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최초로 단일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고지'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 분기(60조5426억 원) 대비 29% 증가한 78조577억 원에 달한다. 양사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합산하면 188조3380억 원으로, 꿈의 치수인 200조 원에 바짝 다가선다.
이 같은 역대급 실적 기대감의 핵심 동력은 단연 메모리 가격의 폭발적 상승과 수급 불균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범용 D램 판가(ASP)가 전 분기 대비 13~18%, 낸드플래시는 10~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AI 서버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빅테크들의 메모리 확보전이 격화되면서 공급업체 우위의 시장 구조가 한층 견고해진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NH·유진 "2027년까지 숏티지 지속"…목표가 '56만 원' 상향
실적 신기록 예고에 발맞추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양사의 목표주가를 줄지어 올려 잡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53만 원에서 63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고, 미래에셋증권도 37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올렸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DB증권이 230만 원, 미래에셋증권이 310만 원을 제시하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특히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각각 목표가 53만 원과 56만 원을 유지하며 "강력 매수"를 권고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3.5% 증가한 200조9000억 원, 영업이익은 103조~105조 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의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NH투자증권은 "AI 투자가 하이퍼스케일러를 넘어 기업과 국가 단위로 확대되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며 "추론 및 AI 에이전트 확산은 CPU 수요 증가를 가속화하고 이는 결국 메모리 초과 수요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2027년까지 장기화하는 한편, 장기 공급계약(LTA)의 결속력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HBM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 역시 기존 추정치인 45%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원화 강세·DX 적자 부담에도 HBM4·서버용 eSSD가 실적 견인
물론 악재가 없지는 않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에서 1400원대로 하락하는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 데다, 부품가 상승으로 스마트폰 및 가전 등 디바이스경험(DX) 및 모바일(MX) 사업부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약 1조8000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추가 성과급 충당금 반영 역시 단기 수익성 추정치를 일부 하향 조정한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DS) 부문이 보여주는 독주 체제가 이를 완전히 상쇄하고 있다. 3분기 DS 부문 영업이익만 104조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집계된다. 서버용 D램과 기업용 eSSD 중심의 가격 인상에 힘입어 D램과 낸드 혼합 평균단가가 각각 17~18%, 18~20%가량 급등하고 있으며 6세대 HBM4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기여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는 턴키(일괄 생산) 역량과 독보적인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피어 그룹(동종 경쟁사) 내 차별화된 실적을 보여줄 것"이라며 "4분기 이후에도 2027년 HBM 가격 협상 환경이 공급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어 실적과 주가의 추가 상향 여지가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 폭 축소와 커스텀 메모리 경쟁력 부각,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계될 주주환원 정책 재평가도 긍정적 모멘텀으로 해석된다.
단기 분수령은 '마이크론 실적'…국채금리·유가 등 매크로 변수 주시
시장의 모든 이목은 이제 3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글로벌 3위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다. 마이크론의 실적 집계 기간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7~9월)와 두 달가량 겹치기 때문에, 전체 메모리 산업의 업황과 수익성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마이크론의 매출 가이던스와 마진율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그간 증시를 눌러온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은 상당 부분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판가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마진율이 후퇴할 경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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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거시경제(매크로) 변수 역시 주가 향방의 주요 기로로 꼽힌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266%까지 치솟으며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가 기술주 전반에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메모리 수급 불균형과 HBM4 중심의 구조적 성장세가 확고한 만큼, K-반도체의 장기 상승 트렌드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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