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교 약 400곳 시위·수업 차질
교사 부족·과밀학급·폭염 교실에 불만
프랑스 전역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에 불만을 품은 고교생들의 시위가 확산하면서 하루 동안 440명이 체포되는 등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상당수 체포자는 미성년자로 파악됐다.
30일 연합뉴스는 AFP통신과 프랑스 르몽드 등을 인용해 이날 프랑스 전역 고등학교 수백 곳에서 학생들이 교사 부족과 과밀학급, 장시간 수업 등에 항의하는 시위와 봉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서 학생들은 학교를 봉쇄하고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일부 현장에서는 경찰을 향해 각종 물건과 산성 물질까지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최루탄과 곤봉을 동원해 대응하면서 학생과 경찰 양측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프랑스 교육부 발표를 보면, 전국 약 3700개 고교 가운데 약 400곳이 시위나 수업 차질의 영향을 받았다. 이 가운데 약 40개 학교는 완전히 봉쇄됐으며 44개 학교에서는 봉쇄가 시도됐다. 르몽드는 자체 집계에서 이날 약 340개 학교에서 행동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시위는 수도 파리와 수도권 일드프랑스를 넘어 릴과 낭트, 보르도, 렌, 마르세유 등 전국 주요 도시로 번졌다.
북부 릴에서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일부 학생들이 학교 앞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버스 정류장과 광고 시설물을 훼손했다. 경찰을 향해 병과 보도블록 조각 등이 날아들자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했다. 낭트 등에서는 학생들이 쓰레기통과 각종 물건을 쌓아 학교 출입구를 막았다.
충돌 규모도 커지고 있다. 로랑 뉘녜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현지 방송 BFMTV에 "전국에서 440명이 체포됐다"며 최종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체포자 가운데 약 3분의 2가 경찰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사람 대부분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등 치안 당국 관계자 48명도 부상했다. 뉘녜즈 장관은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상대로 공격을 벌였다며 이날 경찰을 향해 염산이 투척 된 사례도 7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요구는 교육 현장의 인력과 시설 문제에 집중돼 있다. 학생들은 교사 부족으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한 반 학생이 30명을 훌쩍 넘는 과밀학급이 일상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긴 수업 시간과 비효율적인 시간표 역시 주요 불만이다. 파리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들이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시간표를 비판하며 '수업 시간이 수면 시간보다 길다'는 취지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이날 프랑스에서는 학생 시위와 별도로 교사와 소방관 등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 반대하는 파업과 집회를 벌였다. 노조는 공무원 임금 동결과 공공지출 축소 등에 반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올여름 이어진 폭염도 불만을 키웠다. 학생들은 일부 학교 교실에 냉방 시설 등이 충분하지 않아 폭염에도 고온의 교실에서 수업받아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르몽드가 만난 수도권 학생들은 노후 컴퓨터 때문에 수업이 취소되거나 건물 누수와 높은 교실 온도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교사 결원이 장기간 채워지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왔다. 프랑스 대학 입시 플랫폼인 '파르쿠르쉬프'(Parcoursup)가 학생들의 압박을 키운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학생들은 입시에 반영될 성적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환경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프랑스 고교생 노조인 '위니옹 생디칼 리세엔'(Union Syndicale Lyc?enne)은 한 반에 32~35명이 몰리는 과밀학급과 교사·학교 직원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전국적인 학교 봉쇄를 촉구했다. 다만 시위 참가자들에게는 평화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학생들의 움직임이 공공부문 파업과 결합하고 있다는 점도 프랑스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이날 프랑스에서는 학생 시위와 별도로 교사와 소방관 등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 반대하는 파업과 집회를 벌였다. 노조는 공무원 임금 동결과 공공지출 축소 등에 반발하고 있다. 교사 단체에서도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랑스 주요 교원노조 관계자는 과밀학급과 교사 부족 등 학생들이 지적하는 문제가 교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일부 학교에서는 경찰과 학생 사이에 교사들이 서서 학생들을 보호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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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와 폭력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시위를 확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학교 인근에서 발생하는 방화와 폭력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에두아르 제프레 교육부 장관도 폭력 사태와 관련한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강경 좌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정부가 학생들을 과도하게 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다시 야권이 학생들의 불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정치권 공방까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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