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이퍼 네트워크 활용…직접투자로 확장
인천 거점 구축…1호 펀드 조성 완료
이세용 드레이퍼엑스벤처스(DRAPER X VENTURES) 공동대표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하우스의 투자 전략을 이같이 설명했다. 올해 국내 벤처캐피털(VC) 활동을 본격화한 드레이퍼엑스벤처스는 K소비재와 헬스케어·바이오, 피지컬 인공지능(AI)·로보틱스 등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주로 살펴보고 있다.
박재연(왼쪽)·이세용 드레이프엑스벤처스(DRAPER X VENTURES)의 공동대표가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이 대표는 "국내에는 이미 좋은 VC와 액셀러레이터(AC)가 많기 때문에, 똑같이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투자든 액셀러레이팅이든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원을 드레이퍼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K소비재·바이오·피지컬AI 주목
드레이퍼엑스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 팀 드레이퍼(Tim Draper)의 글로벌 투자·창업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국내 VC다. 팀 드레이퍼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투자자로,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해 투자와 창업자 지원을 이어왔다.
국내에선 2024년부터 드레이퍼스타트업하우스코리아(DSH코리아)를 통해 스타트업 육성과 해외 진출을 지원해왔고, 올해는 드레이퍼엑스벤처스를 설립해 직접 투자에 나섰다. DSH코리아가 기업 발굴과 액셀러레이팅을 맡는다면 드레이퍼엑스벤처스는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고 해외 투자자와 사업 파트너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주목하는 투자 분야로는 K소비재를 우선 꼽았다. 여기엔 식품과 뷰티뿐 아니라 게임과 콘텐츠도 포함된다. 이 대표는 "한국 과자와 음식, 화장품, 음악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팔 수 있게 됐다"며 "예전의 B2B(기업 간 거래) 수출과 달리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수출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선 범용 서비스보다 피지컬 AI와 로보틱스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기반이 경쟁력이 될 수 있어서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는 삼성과 LG, HD현대 등 대기업과 실제 사업을 진행한 곳도 많다. 이 대표는 "지난해 국내 B2B 기업 약 10곳을 미국에 데려갔다"며 "스타트업인데도 여러 대기업과 협업했다는 사실에 다수의 미국 투자자들이 놀랐다"고 전했다.
박재연 공동대표는 기존 산업에 AI를 적용하는 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전통적인 산업과 비즈니스 모델처럼 보여도 AI를 운영과 경영에 어떻게 접목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헬스케어·바이오도 국내 전문인력과 의료 인프라를 강점으로 보고 관련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美 유통 노리는 푸드·게임사 첫 투자 완료
실제 투자심사에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드레이퍼엑스벤처스는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식품 스타트업 바리(BARI)에 투자를 확정했다. BARI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 입점이 상당 부분 진행된 기업이다.
게임 분야에서는 GXC에 투자했다. GXC는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출시 전 게임을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개발사에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글로벌 헤비 유저와 게임 전문가들의 평가를 모아 게임 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게임은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리스크가 많다"며 출시 전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고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첫 펀드는 약 100억원 규모의 '인천 드레이퍼 글로벌 투자조합'으로 조성을 완료했다. DSH코리아와 드레이퍼엑스벤처스 모두 인천을 본사 거점으로 두고 있다. 펀드뿐만 아니라 기업 발굴과 육성, 투자, 해외 진출 지원을 한 지역에서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인천에는 송도를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이, 남동 산단에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등 제조기업이 밀집해 있다. 드레이퍼엑스벤처스는 인천시·인천테크노파크의 스타트업·산업 육성 인프라에 드레이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투자기업의 미국과 동남아시아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 등 동남권에서는 제조업과 피지컬 AI, 콘텐츠 기업을 주로 살펴볼 예정이다.
실리콘밸리 연결…"다양한 회수 방안 확보할 것"
투자기업의 해외 진출에는 드레이퍼의 글로벌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국내에서 발굴한 기업을 드레이퍼 유니버시티(창업자 교육기관)와 '밋 더 드레이퍼스'(스타트업 피칭 프로그램) 등을 통해 미국 투자자와 사업 파트너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게 드레이퍼엑스벤처스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회수도 국내 기업공개(IPO)에만 의존하지 않을 방침이다. 미국 투자자나 전략적투자자(SI)에 지분을 매각하거나 인수합병(M&A), 세컨더리 거래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박 대표는 "기업이 일정 단계까지 성장하면 SI가 붙을 수도 있고 유통업체나 미국 기반 펀드가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며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서 옵션이 다양해지는 것이 더 건강한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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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좋은 스토리와 성장률만 가지고 투자받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실적을 보여주고 돈을 벌어야 한다"며 "한국 시장에서 먼저 해본 뒤 해외에 나가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창업할 때부터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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