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유엔 연설서 포로 한국 이송 공개
韓 "비공개 합의 어겼다" 항의
외교 신뢰 훼손 협상 변수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 사실을 공개한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으면서 향후 무기 지원 협상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현지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배은망덕"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지원까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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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한국을 화나게 했고, 왜 이것이 중요한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북한군 포로 공개를 둘러싼 한·우크라이나 갈등이 향후 군사 협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매체는 "우크라이나가 또 다른 파트너를 화나게 했다"며 한국을 "키이우가 원하는 무기를 보유한 국가"로 지목했다.

한국에 방공무기 달라던 우크라이나…한 달 만에 '포로 공개'로 외교 마찰

갈등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한국 정부는 포로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안전, 한반도 외교·안보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양국이 이송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 측은 비공개 합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반박하면서 양국 간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한국을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는 파트너로 평가하면서 이번 포로 공개 논란이 향후 협상 분위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한국을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는 파트너로 평가하면서 이번 포로 공개 논란이 향후 협상 분위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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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이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불러 항의하고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외교적 마찰 이상으로 평가한 배경에는 한국의 방위산업 역량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과 공습을 막기 위한 방공체계 확보를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운용하고 있으며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를 비롯해 K9 자주포, 155㎜ 포탄, 다연장로켓, 전차 등 우크라이나가 관심을 가질 만한 무기체계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한국을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는 파트너로 평가하면서 이번 포로 공개 논란이 향후 협상 분위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과 비살상 군수물자를 제공하면서도 살상 무기의 직접 지원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될 경우 공개적인 무기 지원뿐 아니라 민감한 형태의 군사 협력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미디언 출신이라 쇼했나" 김병주, 젤렌스키에 작심 발언

국내 정치권에서도 우크라이나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포로 이송 공개를 두고 "코미디언 출신이라 그런지 쇼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안 줄 뿐이지 여러 가지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며 "배은망덕도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고 말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민 기자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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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크라이나 정부가 사과하지 않을 경우 현재 지원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현재처럼 뻣뻣하게 나오고 신뢰를 계속 무너뜨린다면 신의가 없는 나라에 계속 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포로 이송을 비공개로 추진한 한국 정부의 판단에 대해서는 "너무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네바 제3 협약 13조를 언급하며 "포로는 대중의 호기심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며 "포로가 공개되면 본인의 신변도 불확실해지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네바 제3 협약 13조는 전쟁포로를 폭력이나 위협, 모욕뿐 아니라 '대중의 호기심'으로부터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조항이 모든 포로 관련 정보의 공개를 일률적으로 금지한다기보다는 포로의 신원 노출과 존엄·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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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러시아 등과의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비공개로 협의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느닷없이 발표했다"며 우크라이나 측의 대응을 거듭 비판했다. 다만 현재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거나 군사 협력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현지에서도 한국과의 관계 악화가 향후 지원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되면서 북한군 포로 공개 파장이 양국 간 외교적 신뢰 문제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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