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두고 급했나 "백악관, 유럽에 경유 방출 압박"
FT, 로이터 등 보도
"프랑스·독일에 불만 커"
미국 정부가 급등하는 경윳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유럽 국가들에 비축 경유를 방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물가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기존에 약속한 비축유를 충분히 방출하지 않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유럽 국가들에 비축 경유 방출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미국 정부가 유럽 국가들의 방출 약속 이행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 불만이 크다고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술 업계 리더들과의 오찬이 끝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미국)=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월 국제에너지기구(IEA) 소속 32개 회원국은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4억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는 IEA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동 방출 결정으로, 미국은 이 가운데 1억7200만배럴을 담당하고 유럽 국가들이 전체 물량의 20%를 맡기로 했다. 그러나 약속한 물량을 방출하지 않으면서 미국 정부가 합의 이행을 본격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미국과 일본은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만, 일부 유럽 회원국들은 약속한 원유와 석유제품 중 일부만 방출했다"며 "우리는 모든 회원국이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압박 속에 EU도 방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댄 예르겐센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EU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지난 3월 방출하기로 약속한 전략비축유의 잔여 물량을 방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유럽이 보유한 비축 경유는 3900만t 정도다.
다만 유럽 역시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상당한 부담을 떠안고 있다. 예르겐센 집행위원은 올해 전쟁 발발 이후 EU가 이전과 같은 양의 화석연료를 수입하면서 약 1000억유로(154조원)를 추가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에너지를 구매하는 데 1000억유로를 더 냈지만 가스나 석유는 (기존의 양에서) 단 하나도 더 공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경유 수출 전면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에너지 공급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 다만 EU 당국자들은 전면적인 수출금지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주식시장 다 망가졌네…이제 이해할 수 없는 수준" 경고장 날린 월가 큰손
이처럼 미국이 유럽을 압박하는 배경에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가을 수확 철을 맞아 연료비 부담이 커진 농가의 불만이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내 평균 경유 가격은 갤런당 6.44달러(8751원)로, 1년 전보다 2.75(3737원)달러 상승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