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 지역 해운·물류기업 201곳 조사

실제 거래기업 2.0%, 71.7%는 거래의향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본사 유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 해운·물류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지역 해운·물류기업 201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HMM 등 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에 따른 지역 해운·물류기업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서 지역 해운·물류기업들은 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특히 대기업 이전으로 정보와 자본이 부산에 집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기업들은 글로벌 해운 정보 수집과 안정적인 선복 확보, 운임 협상, 화주·해외 선사 네트워크 확보 등을 위한 네트워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해당 응답은 26.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사업 기회를 대기업 이전을 계기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기업도 16.4%로 나타났다.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이 개별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규 거래와 수주 기회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 기업이 58.7%였다. 반면 41.3%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해 기대와 현실 인식이 엇갈렸다.


영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 가운데 49.4%는 그 이유로 '해운 대기업과의 실질적인 연계 기회가 없기 때문'을 꼽았다.


이는 해운 대기업이 그동안 부산사무소나 지점을 통해 업무를 수행해왔음에도 지역기업과의 거래와 네트워크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한 본사 이전만으로는 지역 산업 생태계 구축에 한계가 있다는 지역기업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재 해운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의 2.0%인 4개 사에 그쳤다. 그러나 71.7%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거래할 의향이 있거나 신규 거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응답했다.


지역기업과 해운 대기업 간 거래 확대 가능성은 상당하지만, 실제 거래로 연결하기 위한 조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의미다.


잠재 수요를 실제 거래로 전환하기 위한 선결과제로는 '거래 규모·조건 미스매칭'이 52.7%로 가장 높았다. 대기업과 영세 지역기업 간 규모와 거래 조건의 차이가 실질적인 거래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난 것이다.


해운 대기업 이전이 부산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해운·항만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역기업들은 주요 기여 분야로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노선 확대' 42.3%, '컨테이너 물동량 증대' 25.3% 등을 꼽았다.


다만 지역 해운·물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실질적인 기능 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영업·금융·프라이싱 등 핵심 의사결정 부서의 실질적 이전'이 23.4%로 가장 높았고, '연관 협력사의 동반 이전'도 22.4%를 차지했다.


단순히 본사의 주소지를 부산으로 옮기는 것을 넘어 핵심 기능과 협력기업이 실제 부산에 자리 잡고 지역기업과의 거래로 연결될 때 이전 효과가 지역경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하는 지원정책으로는 '상생·협력과 거래 활성화'가 32.1%로 가장 높았고, '금융·자금 지원'이 28.9%로 뒤를 이었다.


지역기업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상생·협력 협약 체결 등을 통해 이전 대기업과 지역기업의 접점을 마련하고, 조달·발주 과정에서 지역기업을 우대하는 제도를 통해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특별 정책자금과 융자 등을 통해 지역기업의 거래 역량과 기업 규모를 키워 대기업과의 규모·조건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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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은 부산이 해양수도로 도약하는 터닝 포인트이지만, 그 효과가 지역기업과 해운·물류 산업으로 확산하려면 대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해운·물류 생태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며 "대기업과 지역기업 간 거래 연계를 촉진하는 상생·협력 체계와 금융·자금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상의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지역기업과 해운 대기업 간 접점 확대와 거래 연계 필요성을 바탕으로 향후 해운 대기업과 지역기업이 직접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부산상공회의소.

부산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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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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