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내년 1월 FDA 허가 전망
자큐보는 2029년 출시 목표
美 P-CAB PPI 가격 수십배
"경증 환자 끌어올 전략 필요"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신약으로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재편한 제약사들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P-CAB 시장의 잠재 매출은 20억달러(약 3조원)로 추산된다. 다만 값싼 제네릭 양성자펌프억제제(PPI)가 여전히 처방을 장악하고 있고 보험사의 급여 문턱도 높아, 국내와는 다른 공략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브레인트리는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미란성 식도염(EE), EE 치료 후 유지요법 등 3개 적응증으로, 허가는 내년 1월로 예상된다. 계획대로라면 HK이노엔은 국산 P-CAB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 땅을 밟게 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도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의 미국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FDA와 임상 3상 설계를 협의 중으로, 연내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해 2029년 현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와 대원제약·일동제약이 공동 개발 중인 '파도프라잔'은 미국 시장을 맡을 현지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미국 P-CAB 시장은 FDA 승인을 받아 유일하게 판매 중인 '보퀘즈나'가 사실상 개척하고 있다. 판매사 패썸파마슈티컬스(패썸)에 따르면 보퀘즈나 매출은 2024년 553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7510만달러로 217%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억3258만달러를 올려 전년 실적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들에도 기회는 충분히 열려 있는 셈이다.
문제는 처방 저변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값싼 제네릭 PPI가 1차 치료제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어 경증·비미란성 환자로 처방을 넓히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퀘즈나 한 달 치 약값은 650달러 안팎으로 5~30달러 수준인 제네릭 PPI의 수십 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 보험사는 PPI를 먼저 써본 뒤에야 P-CAB을 보장하는 '단계 치료'와 사전승인을 요구한다. 미국소화기학회(AGA)도 비용과 접근성을 이유로 비미란성 역류질환이나 경증 미란성 식도염 환자에게 P-CAB을 일률적으로 1차 치료제로 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결국 국내 기업의 미국 성패는 임상 효과만큼이나 가격·보험 전략에 달렸다는 평가다. 패썸은 보퀘즈나를 증상이 나타날 때만 먹는 '필요시 복용(as-needed)'으로 연내 임상 3상에 착수하기로 했다. 빠른 약효라는 P-CAB의 강점을 살려 복용 횟수를 줄이고 경증 환자의 약값 부담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케이캡은 미국 3상에서 P-CAB 최초로 PPI 대비 우월성을 입증해 보험사를 설득할 근거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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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보퀘즈나가 '필요시 복용' 임상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는 건 경증 환자 시장을 잡아야만 블록버스터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수십 년간 사용된 값싼 PPI를 두고 미국 보험사와 경증 환자들에게 P-CAB을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국내 기업들에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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