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점포 5차례 경매 유찰
최저매각가 합계, 117억→38억 하락
대우건설, PF연대보증 구상금 회수 난항

대우건설이 시행사를 대신해 갚아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18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상가 '하이브랜드'를 경매에 넘겼지만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매가 5차례 유찰되면서 최저매각가는 최초감정가의 30%대로 떨어졌다. 선순위 채권까지 고려하면 대우건설이 채권을 전액 회수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양재동 하이브랜드 내 오픈상가 46곳에 대한 6회차 경매가 내달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해당 점포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2016년 A 시행사의 PF대출에 연대보증을 서는 과정에서 공동담보를 설정했던 물건들이다. 대우건설은 앞서 A 시행사 대신 대출금을 갚은 뒤 구상금을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시행사가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서 선순위 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IBK기업은행)과 후순위 채권자인 대우건설이 건물을 임의경매로 넘겼다.

5번 유찰된 양재 오픈상가…대우건설, 180억 채권 회수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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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상가는 동대문 '두타', 명동 '밀리오레'처럼 복합쇼핑몰과 지하상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가 형태다. 점포를 물리적으로 구분하는 경계벽이 없이 개방된 형태로 영업하는 상가들로, 복합쇼핑몰이 인기를 끌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대량 공급됐다. 그러나 온라인 중심으로 상권이 재편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최근에는 경매에 물건이 나와도 유찰을 거듭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이브랜드 또한 5차례 유찰이 이어지면서 최저매각가는 최초감정가의 33% 수준까지 낮아졌다. 46개 점포의 최초감정가 합계는 117억500만원으로 평형별로 8100만원에서 최대 9억4000만원 사이에 가격이 책정됐다. 유찰될 때마다 종전 매각가격에서 20%씩 저감률이 적용된다. 최저매각가 합계는 38억3549만원까지 떨어졌다. 개별 점포별로 보면 최초감정가가 9억4000만원인 10평형(전용 35.5㎡) 상가는 3억801만원까지 하락했다. 최초감정가 8100만원인 3.2평(전용 10.6㎡) 소형 상가는 2654만원까지 낮아졌다.


46개 점포가 6회차 경매에서 모두 낙찰된다 해도 대우건설이 채권을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상가들의 선순위 채권자는 중소기업은행으로 명시돼 있다. A 시행사가 담보로 제공한 상가들에 대해 115억2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해 둔 상태다. 대우건설은 182억2600만원 규모의 근저당을 설정해 2순위 채권자에 이름을 올렸다. 6차 경매에서 법정에서 허락하는 가장 낮은 수준(최저매각가)에 점포를 낙찰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38억3549만원에 불과하다. 선순위 채권자인 기업은행이 배당금을 받으면 대우건설은 사실상 회수할 수 있는 채권이 전무하다는 뜻이다.

5번 유찰된 양재 오픈상가…대우건설, 180억 채권 회수 불투명 원본보기 아이콘

대우건설은 해당 시행사에 대한 채권이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대손 처리를 해둔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경매가 개시되기 전부터 채권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대손을 반영해뒀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랜드 유찰은 수도권 업무상가시설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평가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전국 업무상가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7250건에 달한다. 하지만 낙찰률은 19.9%(1442건)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됐던 2021년의 연간 상업시설 매각률(31.6%)을 크게 밑돈다. 경매 물건의 낙찰가 수준을 알 수 있는 낙찰가율도 2021년 73.8%에서 이달 49.8%까지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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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경기 침체 여파로 공동담보가 설정된 상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경매에 나오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가 낙찰 수요가 급감하면서 채권자들이 배당을 통해 채권을 회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상가는 경기와 밀접한 물건이라 경기가 침체되면 대출을 갚지 못해 채권단이 임의경매를 넘기는 사례가 잦아진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상가가 최초 감정가 수준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드물어 채권자가 빌려준 돈을 전부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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