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틱시스자산운용, 韓연금투자 전환 필요성 제시
은퇴지수 재정 2위·삶의 질 40위
분산투자로 구매력 방어해야
전문 운용·생애주기 투자 강조

한국의 노후소득을 보완하려면 연금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쌓인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도 고민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랑스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나틱시스자산운용(NIM) 연금개혁 이후에도 노후소득을 충분히 확보하려면 저축에서 투자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NIM은 '2026 글로벌 은퇴지수(GRI)'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지난해 연금개혁을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이 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높이기로 했지만, 노후소득을 충분히 확보하려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소득대체율은 은퇴 전 소득에 비해 연금으로 받는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연금개혁 이후 과제…쌓인 돈 어떻게 굴릴까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66세 이상 인구 가운데 약 40%가 중위 가구소득의 절반에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한다고 짚었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노인빈곤율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노후자금을 얼마나 적립하느냐와 함께, 적립한 자산의 가치를 어떻게 유지할지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이번 글로벌 은퇴지수에서 조사 대상 44개국 중 2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두 계단 올랐지만, 종합점수는 69%로 같았다. 부문별로는 은퇴 관련 재정 여건이 2위, 물질적 여건이 10위인 반면 삶의 질은 40위에 그쳤다. 재정 여건은 물가와 금리, 정부부채 등을 포함한 국가별 지표로, 개인의 노후자금이 충분한지를 직접 보여주는 순위는 아니다. NIM과 코어데이터리서치는 네 부문의 18개 지표를 종합해 각국의 은퇴 여건을 평가했다.


NIM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의 관련 질의에 "핵심은 단순히 '적립(Saving)'하는 것만으로 안정적인 은퇴를 보장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오늘날 고물가 기조는 은퇴 이후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저하에 대응하는 방안이라고 짚었다. 연금 자산을 자본시장에서 운용해 물가 상승을 웃도는 수익을 추구하고, 은퇴 후 소득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적립만으로 노후 충분할까"…한국 연금에 던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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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으로 기업 투자…나이에 맞춘 위험 관리도

연금 가입자의 투자 기회를 넓힌 사례로는 프랑스와 영국이 언급됐다. 프랑스는 여러 은퇴저축 상품을 은퇴저축제도(PER)로 통합하고, 자금이 주식과 사모대출 등 기업 자금조달에 쓰이도록 유도했다. 가입자의 노후소득을 보완하는 동시에 기업에도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목적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PER 가입자는 1270만명, 자산은 1410억유로(약 217조원)였다. 전체 자산의 60% 이상이 주식과 사모대출 등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에 투자됐으며, 비상장 자산 투자액은 50억유로(약 8조원)를 넘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17개 주요 연금사업자가 참여한 '맨션하우스 협약'을 통해 2030년까지 주요 확정기여형(DC) 디폴트펀드 자산의 10%를 사모시장에 투자하는 자율 목표를 세웠다. 해당 디폴트펀드 자산의 5%는 영국 내 사모자산에 배분한다는 내용이다. 디폴트펀드는 가입자가 별도로 투자상품을 선택하지 않을 때 적용되는 기본 운용상품이다.


NIM 관계자는 양국 사례에 대해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자본시장 투자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재무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연금 자산을 형성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입자의 연령에 맞춰 위험을 관리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은퇴 시점이 가까운 가입자와 적립기간이 많이 남은 가입자에게 필요한 운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생애주기형 펀드(TDF)는 목표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채권 등의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상품이다.


안정적인 은퇴를 위한 정책 당국과 기업, 개인의 역할도 함께 강조했다. 정책은 연금제도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기업은 사업장 내 연금제도를 도입·지원하며, 개인은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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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M 관계자는 "이러한 협력체계가 작동하는 방식은 국가마다 크게 다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하다"며 "개인이 안정적인 은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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