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시킨 증거은닉도 '본인 행위'…뇌물 공무원 교사죄 무죄 확정
"자신이 한 증거은닉 행위 범주 속한다고 볼 여지 충분"
뇌물수수 혐의는 유죄…징역 2년, 벌금 3000만원 선고
뇌물수수 수사가 시작되자 부하 직원을 시켜 금품이 든 승용차를 옮기게 한 행위는 공무원 본인의 증거은닉 범주에 속해 교사죄로 따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뇌물수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하고 1265만여원을 추징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전북 익산시청 회계과장으로 일하며 수의계약 업무를 맡았다. A씨는 수의계약 청탁을 받으면서 한 조합 이사장과 이사로부터 9차례 66만원 상당 식사와 6차례 99만원 상당 골프 비용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 회사 사내이사로부터는 8차례 800만원 상당 상품권을, 다른 회사 대표이사로부터는 현금 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뇌물수수 정황을 포착해 익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A씨는 승용차에 보관한 현금 9140만원과 상품권 853만원 등의 발각을 피하기 위해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가족에게 연락해 차를 빼게 했다.
A씨는 업체 대표 B씨에게서 현금 2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A씨는 한 기자로부터 광고 실적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B씨에게 광고를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광고를 하지 않고 현금 200만원을 줄 테니 수의계약을 도와달라며 A씨에게 돈을 건넸다. A씨는 B씨에게 돈을 돌려줄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자기 형사사건의 증거를 숨기려고 다른 사람에게 지시한 행위를 방어권 남용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A씨에게 200만원을 영득할 의사가 있었는지도 다퉈졌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하고 1265만여원을 추징했다. 증거은닉교사 역시 유죄로 봤다. B씨에게서 받은 200만원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판단을 달리했다. 200만원 부분은 A씨가 영득 의사를 갖고 뇌물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유죄로 뒤집었다. 반면 증거은닉교사는 무죄로 판단했다. 증거은닉교사 행위가 형사사법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거나 그런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A씨 자신이 한 증거은닉 행위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도 했다. 이에 형량은 징역 2년과 벌금 3000만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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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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