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뒤늦게 프론티어(최상위)급 AI 모델 개발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향 설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프론티어급 모델 개발을 위해 기존 독파모 전략 수정을 검토하는 건 글로벌 AI 패권 경쟁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어서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내놓은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머지않아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AI 업계에서 속도조절론이 제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AI 모델들은 안전 가드레일을 벗어나 자의적으로 해킹까지 벌일 정도로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 업계가 처한 현실은 냉혹하다. 우리 기업들이 만든 모델은 속도 조절을 고민할 단계가 아니다. 독파모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이 내놓은 AI 모델은 글로벌 AI 성능 평가 지표에서 순위권에는 올랐지만,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을 따라잡기엔 점수 차가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는 데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는 지난달 독파모 2차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평가와 지원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아직까지 변경된 방식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미중 양대 AI 강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독자 AI 모델을 넘어 프론티어급 모델의 개발을 위해서는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다. 미국과 중국이 투입하는 거대한 자본력과 AI 인프라 자원을 고려할 때, 이들을 조금이라도 따라잡기 위해서는 발 빠른 개발과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하나의 프론티어 AI 모델의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및 예산 지원과 산학연의 역량을 한데 모아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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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지금 AI의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다"고 썼다. 추격자 입장인 우리나라는 AI 속도전의 고삐를 단단히 잡고 프론티어급 AI 모델의 개발을 위해 발 빠른 전략 선회와 속도감 있는 실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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