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는 건 무책임" 레오 14세 교황, AI 위험론 일축한 트럼프에 경고
미·중 AI 패권 경쟁 속 안전론 재점화
교황 "누가 고지 선점하느냐 넘어 논의해야"
국제사회 공동 대응 강조한 레오 14세
레오 14세 교황이 인공지능(AI)이 인류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단순한 '가짜뉴스'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AI 위험론을 '사기(hoax)'라고 일축하며 개발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낸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이 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I가 인류에 초래할 수 있는 파국적 위험에 대해 잠재적인 경고를 했다. AP연합뉴스
29일 연합뉴스는 AP통신과 로이터 등을 인용해 레오 14세 교황이 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I가 인류에 초래할 수 있는 파국적 위험에 대해 잠재적인 경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교황은 AI 안전 문제에 대한 질문에 "우리가 마주 앉아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할 문제"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뒤로 물러나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AI 때문에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AI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제기하는 경고를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위험론이 기업이나 전문가들이 규제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만들어낸 과장된 주장이라는 일각의 시각에 선을 그었다. 교황은 이를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한 가짜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트럼프의 AI위험론 일축에 교황 "이익 노린 가짜뉴스로 보지 않아"
이 같은 발언은 최근 AI 위험론을 공개적으로 일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AI가 세계를 장악하고 인류를 파괴할 것이라는 주장을 '사기'라고 규정했다. 또 AI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미국의 기술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중국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하며 AI 개발을 제한하는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에서는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규제를 둘러싼 논쟁도 격화하고 있다. 앤스로픽과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고성능 AI의 독립적인 안전성 평가와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지나친 규제가 미국 기업들의 혁신 속도를 늦춰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맞서고 있다.
교황의 AI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5월 첫 회칙 '마그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를 통해 AI 기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소수 기업과 국가의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레오 14세 교황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정치 지도자와 AI 기업, 연구자, 시민사회 등이 지속해서 기술의 발전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와 AI 리더, 사회단체와 협회 등이 함께 모여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계속 살펴야 한다"며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위험에 눈을 감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기술이 인간 지배해선 안 돼" 지난 5월 첫 회칙서 'AI 무장해제' 촉구
교황의 AI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5월 첫 회칙 '마그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를 통해 AI 기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소수 기업과 국가의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교황은 AI를 군사·경제·지정학적 경쟁 논리에서 떼어내야 한다는 의미에서 'AI의 무장해제(disarm AI)'를 제안했다. 이는 AI 자체를 거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을 막고, 독점적 통제를 벗어나 공적 논의와 책임의 영역에 두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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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칙에서는 특히 AI가 전쟁에 사용될 경우 생명과 죽음을 결정하는 권한을 알고리즘에 넘겨서는 안 된다며 치명적 무력 사용에 대한 최종 결정은 반드시 인간의 실질적인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그니피크후마니타스에서 교황은 AI를 군사·경제·지정학적 경쟁 논리에서 떼어내야 한다는 의미에서 'AI의 무장해제(disarm AI)'를 제안했다. 이는 AI 자체를 거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을 막고, 독점적 통제를 벗어나 공적 논의와 책임의 영역에 두자는 취지다. 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다만 교황은 AI의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았다. 그는 AI 안전 문제에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이라며 기술 패권이나 시장 선점을 넘어 AI가 인간에게 미칠 영향을 진지하게 고민하려는 사람들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AI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거세지고 각국이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교황이 인간의 통제와 안전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 논의를 거듭 촉구하면서 AI 규제와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도 한층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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